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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건보공단, 직원이 6개월간 46억 빼돌렸는데 몰랐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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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9-25 22:53:33 수정 : 2022-09-25 22:5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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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한 직원이 6개월 동안 약 46억원을 횡령하고 해외로 도피한 사건이 발생했다. 건보공단 내부에서 일어난 가장 큰 규모의 횡령 사건이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이 직원은 의료기관에 지급해야 할 요양급여 비용을 전산상으로 지급됐다고 허위 표시하고 자신의 개인 계좌로 송금하는 수법으로 지난 4~7월 동안 1억원, 9월16일 3억원, 9월21일 42억원을 횡령했다. 그런데도 건보공단은 까맣게 몰랐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건보공단은 국민이 매달 내는 건강보험료를 관리하는 준정부기관이다. 이런 기관에서 자금 이체를 담당하는 직원이 반년 동안 수십억원을 빼돌렸는데도 감독 체계가 전혀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건보공단이 이사장을 단장으로 하는 비상대책반을 꾸려 특별점검에 나섰지만 ‘사후 약방문’에 불과하다. 직원들의 근무 기강과 도덕적 해이도 문제다. 건보공단에선 지난해부터 올해 7월까지 언어 희롱·부적절한 신체 접촉 등 모두 5건의 성범죄가 발생했다. 3급 이상 고위 직원들이 금품과 향응 수수로 정직·파면·해임 처분을 받고, 일부 직원이 대부업자에게 개인정보를 유출해 파면된 일도 있었다.

공공기관에서 직원 비리가 드러나면 특정 개인의 범죄행위에 초점을 맞추고 사건을 서둘러 봉합하려는 경향이 있다. 범죄를 저지른 직원을 엄중히 처벌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여기에 그친다면 비슷한 일이 되풀이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조직의 어느 부분이 비리 발생에 취약한지, 관리감독 시스템이 왜 잡아내지 못하는지 자세하게 따져야 한다. 시스템에 허점이 있으면 비리를 근절하기 어렵다. 보건복지부가 건보공단에 대한 특별감사에 착수한 만큼 건강보험 재정 관리 현황과 요양급여비용 지급시스템 운영 전반의 문제점을 집중 점검해 제도 개선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전산시스템 개선 등 필요한 후속 조치도 신속하게 내놓기 바란다.

건보공단의 이번 횡령 사건은 빙산의 일각일 것이다. 대규모 횡령 사건이 최근 민관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의 비리는 더욱 엄중히 다뤄야 한다. 이번 기회에 국민연금관리공단을 비롯한 다른 공공기관은 문제가 없는지도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공공기관 전반에 걸쳐 회계 감사 등의 내부 관리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국민 혈세가 새나가는 일은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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