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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만 정밀타격 하는 국내 첫 ‘꿈의 치료기’

입력 : 2022-09-26 01:00:00 수정 : 2022-09-25 21: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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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의료원 ‘중입자 센터’ 2023년 가동

탄소입자 DNA 직접 타격 암세포 제거
피부와 주변 정상조직 손상 거의 없어
치료 횟수·기간 절반 정도로 단축 가능
췌장암 등 3대 난치암 생존율 2배 기대

‘꿈의 암 치료기’로 소개되는 중입자 치료센터가 내년 상반기부터 연세의료원에서 가동된다는 소식이 최근 알려지면서 중입자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입자 치료는 기존과 어떤 차이가 있기에 ‘꿈의 치료기’라 불릴까.

암 치료는 크게 수술과 항암치료, 방사선을 병행하게 되는데, 중입자는 방사선 치료의 하나다. 보통 암 환자 3명 중 한 명이 방사선 치료를 받는다.

내년 상반기부터 가동 예정인 연세의료원의 중입자치료 입자가속기. ‘꿈의 암 치료기’로 소개된다. 연세의료원 제공

방사선 치료는 고에너지 방사선을 이용해 암세포를 직접 파괴하거나, 간접적으로 DNA 주변 물분자를 활성산소로 만들어 이 활성산소가 DNA를 파괴해 암세포가 더 이상 분열하지 않게 만든다.

방사선 치료의 기본은 X-선이다. X-선 치료는 원자를 구성하는 전자와 핵을 반응시켜 높은 에너지의 고속 전자를 만들어 암세포에 쪼이는 방식이다. 문제는 X-선이 입자 없이 에너지만 발산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암 환자에게 X-선을 조사하면 처음 접촉하는 피부와 주변 정상 조직이 더 많은 방사선량을 받으면서 생기는 부작용이 컸다.

이와 달리 중입자 치료는 탄소 입자가 직접 DNA를 타격해 세포를 손상시킨다. 탄소 이온을 가속기에서 ‘광속(光速)’ 70% 수준으로 속도를 올려 암세포를 제거할 파괴력을 가진 탄소 빛(빔)을 암덩어리에 정밀하게 조준, 타격해 암세포 유전자를 파괴하는 방식이다. 입자선은 몸 안의 암세포에 도달한 이후에 높은 에너지를 뿜으면서 암세포를 파괴시킨 뒤 소멸한다. 일명 ‘브래그 피크(Bragg Peak)’다.

이와 유사한 것이 양성자 치료다. 양성자 치료는 수소이온을 이용한다. 다만 탄소 이온이 수소 이온보다 12배 무겁다 보니 중입자의 브래그 피크 효과와 암세포를 파괴시키는 폭발력이 더 크다. 반면, 양성자선은 브래그 피크를 보인 후 방사선량이 완전 소멸되지만 중입자선은 입자가 붕괴하면서 약간의 잔여 선량이 그 자리에 남는다. 양성자 치료는 현재 국내에서 국립암센터와 삼성서울병원에서 운영 중이고, 중입자 치료는 내년 상반기 세브란스병원에 오픈 예정이다.

‘정밀 타격’이 가능한 만큼 중입자는 효과 좋고 부작용이 작은 것이 장점이다. 치료 횟수와 기간을 단축시킨다는 것도 환자에게 장점이다. 중입자 치료가 특히 많은 전립선암의 경우 치료 횟수가 기존 방사선 치료는 30∼35회였던 반면, 중입자는 16∼20회로 줄어든 것으로 나왔다.

연세의료원이 선보이는 중입자 치료기는 고정형 1대와 회전형 2대다. 회전형은 360도 회전해 중입자를 조사하기 때문에 어느 방향에서든 환자 암세포에 집중 조사가 가능하다. 환자 한명당 치료 시간은 2분 정도에 불과하지만 준비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돼 치료기 3대에서 하루 동안 50여명의 환자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동섭 연세의료원장은 “중입자 치료는 5년 생존율이 30% 이하여서 3대 난치암으로 꼽히는 췌장암, 폐암, 간암에서 생존율을 2배 이상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정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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