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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속어 논란, 尹은 사과하고 野도 더는 정쟁화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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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9-23 22:32:51 수정 : 2022-09-23 22:3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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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공방 이어질수록 국격만 추락
국회 비하 후 야당에 협치 요청 궁색
사태 촉발 외교라인 엄중 문책 필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미국 뉴욕을 방문했던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주최한 ‘제7차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 직후 윤 대통령이 박진 외교부 장관 등에게 “국회에서 이 ××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듯한 영상이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자 김은혜 홍보수석은 22일 “국회에서 승인 안 해 주고 ‘날리면’이라고 돼 있다. 미국 얘기가 나올 리 없었고 ‘바이든’이라고 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고 반박했다. 개인적 대화라고 하더라도 외교 무대에서 일국의 대통령이 한 말이라고 믿기 어렵다.

 

이어진 해명이 사태를 더욱 꼬이게 만들었다. ‘우리 국회를 향해서 한 말이라는 거냐’라는 취재진의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다. ‘굴욕외교’, ‘외교참패’라는 야당의 비판이 쏟아지는 건 변명의 여지가 없다. 대통령실은 “사적 발언을 외교적 성과와 연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궁색하다. 윤 대통령은 회의 직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한국의 글로벌펀드 1억달러 공여 확대를 밝힌 것과 관련해 “국제사회와 함께 연대하고 행동하겠다”면서 국회 협력을 요청했다. 야당을 비하하고 협치를 요청하는 모양새가 민망하지 않은가. 미국, 중국 등에서는 윤 대통령의 비속어와 막말이 동맹국을 폄하했다는 외신보도가 쏟아졌다. 그런데도 무려 10시간이 넘은 뒤에서야 뒷북해명에 나선 것은 중대한 외교적 결례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 등에서는 인기 검색어로 올라왔다. 창피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대통령실의 해명에 설득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늦어 효과가 반감됐다.

 

여당인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조차 “만약에 우리 국회를, 우리 야당을 의미하는 것이라 하더라도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야당은 최악의 외교참사로 규정하며 대통령 사과와 외교라인 경질을 촉구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진실과 사과의 고백이 아닌 거짓 해명”, “국민을 개·돼지로 여기며 청력을 시험한다는 조롱과 질타가 온라인상 가득하다”고 비판했다. 국회 운영위원회와 외교통일위원회의 소집도 요청했다. 그렇다고 비속어 논란 하나로 33개월 만의 한·일 양자회담과 11억5000만달러의 외국기업 투자 유치 등 이번 외교의 성과를 폄훼하고 정쟁소재로만 삼으려 드는 건 국격을 깎아내리는 행태나 다름없다.

 

이번 순방은 윤 대통령의 첫 외교 데뷔무대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다. 이번 일이 아니더라도 윤 대통령은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 과정에서 주 52시간제 근무 개편, 검찰중용, 장관후보자 음주운전 논란 등을 놓고 말실수가 끊이지 않았다. 국제무대에서 대통령의 말은 국격이다. 윤 대통령은 직접 해명하고 국민·국회에 사과해야 옳다. 정제되고 품위 있는 언어를 구사하기 위해 각별히 유의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한·미, 한·일 회담 과정에서 어설픈 조율과 발표로 혼선을 빚은 것도 모자라 이번 사태까지 초래한 외교 라인에 대한 책임도 물어야 한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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