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릴라전/체 게바라/남진희 옮김/걷는책/1만7000원
1956년 12월 12일 멕시코 베라크루스에서 출항한 그란마호에 타고 있던 82명의 전사들이 쿠바에 상륙한다. 멕시코로 망명했던 피델 카스트로가 이끄는 쿠바 혁명군이다. 지금은 혁명의 아이콘이 된 체 게바라도 속한 혁명군은 안내인 밀고로 상륙하자마자 정부군 공격을 받고 가까스로 도주한 10여명만이 산속으로 숨어들어 항전을 시작한다. 역사에 빛나는 쿠바 게릴라전의 시작이다. 민심을 얻은 혁명군은 1958년 12월 31일, 아바나에서의 시민봉기와 함께 아바나를 함락시켰다.

훗날 체 게바라가 쿠바 혁명에 성공한 경험을 토대로 게릴라 투쟁의 본질부터 전술과 전략, 목표와 향후 계획까지 한 권으로 정리해 1961년에 처음 출판된 ‘게릴라전’이 국내 최초 번역출간됐다. 체 게바라 특유의 날카로운 통찰로 게릴라전의 전략과 전술, 지형별 전투와 부대 조직 구조, 전사의 행동 지침 등에 대해 간략하고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미 육군 특수부대 연구 교재로도 사용되는 등 군사학교와 사관학교에서 중요한 학습 자료로 쓰이고 있다. 게릴라 투쟁의 본질부터 전략과 전술을 핵심만 간추려 개론한 1장부터 4장에 걸쳐 게릴라의 정의와 조건, 역할을 정리하고 게릴라 군대의 구조와 부대별 임무, 다양한 전투 상황에서의 전략과 전술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또 보급과 민간 조직, 의료 체계와 전시 산업, 선전과 정보, 훈련과 교육 등 군대 안팎으로 관리하고 운영해 나가야 할 것들에 대해 설명한다. 마지막은 새로운 혁명 정권을 수립한 후 무너지지 않게 지켜나가는 법에 대해 조언한다.
혁명의 전설이 된 체 게바라는 “게릴라전에 임할 때는 손쉽게 승리를 얻으리라는 헛된 희망을 버리되 승리에 대한 믿음은 마지막까지 놓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민중과 함께하는 군대, 군의 뿌리 격인 농민과 노동자를 친구처럼 대하는 군대, 전쟁과 관련된 모든 다양한 기술을 확실하게 익힌 군대, 정신적인 측면에서 최악의 비상 상황에 대해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는 군대는 천하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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