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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은 “약식회담” 日은 “간담회”… 실질적 관계 개선 험로

입력 : 2022-09-22 19:15:21 수정 : 2022-09-22 22:5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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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관계 현주소 보여준 尹·기시다 만남

韓 “정상간 소통 지속 의견 공유”
日은 “외교 당국간 협의 가속화”

회동 성사까지 첨예한 신경전
駐유엔 日대표부 건물서 만나

日 ‘1965년 국교정상화’ 언급해
배상 책임 없다는 입장 되풀이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우여곡절 끝에 취임 후 첫 한·일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측은 갈등의 골이 깊은 한·일 관계를 개선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확인하고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하며 진전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만남이 성사되기까지 첨예한 신경전을 벌인 데다, 정작 회동을 하고도 이후 회동 형식과 합의 내용에 이견을 보이며 한·일 관계 현주소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컨퍼런스 빌딩에서 한일 정상 약식회담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양 정상은 △핵무력 법제화 및 7차 핵실험 가능성 등 북한의 핵 프로그램 관련, 국제사회와 공조 △양국 관계 개선 필요성 공감, 외교 당국 간 대화 가속화 △정상 간 소통 지속에 의견을 함께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현안은 어떤 걸 말하느냐’는 질문에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양국이 집중하고 있는 현안은 강제징용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이날 양국 합의와 관련해 △북한에 대한 대응 협력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에 대한 윤 대통령의 지지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구축된 우호협력 관계에 기초한 미래지향적 발전 △외교 당국 간 협의 가속화에 의견 일치를 봤다고 전했다.

‘1965년 국교정상화’를 언급한 대목에서 일본 정부는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더 이상 배상 책임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내보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을 통해 한국 측에 배상 책임을 완료했다는 게 일본 정부 입장이다.

이날 만남을 한국은 ‘약식회담’이라고 의미를 높인 데 반해, 일본은 ‘간담’이라고 규정하며 낮췄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가 두 정상 만남을 간담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징용공(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의 해법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정식 ‘회담’을 여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외교 소식통은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는 기시다 총리가 한국과의 대화에 부정적인 보수층을 의식해 비공식적 성격을 강조하려 한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기시다 일본 총리. 뉴스1

회동 성사 과정에서도 신경전이 첨예했다. 대통령실이 지난주 한·일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확정적으로 언급하자, 기시다 총리가 곧장 불쾌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동시 발표가 관례였는데, 어느 시점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못한 측면에 대해 이견이 있었다”고 했다.

이후 일본 언론을 통해 회담 성사를 둘러싼 부정적 전망이 쏟아지자, 대통령실은 회담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도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극도로 아꼈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이 기시다 총리가 머문 행사장을 방문하는 형식으로 만남이 이뤄지고, 한국 취재진이 배제된 채 일본 취재진만 윤 대통령의 모습을 중계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대통령실이 너무 저자세로 임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회담 장소에 대해서도 대통령실 관계자는 “유엔총회장 인근 콘퍼런스 빌딩”이라고 했지만, 일본 언론은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을 일본의 유엔대표부로 초대했다”고 보도했다. 한·일 정상 만남이 이뤄진 장소는 28층에 유엔주재 일본대표부가 들어선 건물이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번 한·일 정상 회동은) 일본이 호스트 국가로서 기시다 총리가 우리 대통령을 맞이했다“며 “(회담 여부를 사전에) 공개하지 않기로 일본 측과 합의한 상태에서 (일본 기자들의 취재가) 벌어진 일이기에 제가 일본 측을 비난하거나 비판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어떤 경위를 통해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일본 측에 문의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뉴욕=이현미 기자, 도쿄=강구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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