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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리한 시대를 사는 여성들의 힘겨운 왈츠’ 이은경 개인전

입력 : 2022-09-22 11:52:22 수정 : 2022-09-22 11:5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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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리한 시대 속에서 수시로 내적갈등을 경험하며 살아내고 있는 이 시대 젊은 여성의 얼굴을 자화상 연작을 통해 드러내온 이은경 작가가 신작을 선보인다. 신작들은 기존 자화상 연작의 주인공들이 마치 숨다가도 세상에 맞서려 방패삼듯 탈을 쓴 모습이 인상적이다.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에 위치한 갤러리 ‘플레이스 막’에서 이은경 작가 개인전 ‘플레이- 플라이트 오어 플라이트(PLAY - Fight or Flight)’가 한창이다.

 

전시 전경. 정윤진 기획자 제공

이번 전시를 통해 이은경 작가는 2019년부터 올해까지 집중해온 대형 작품들과 작은 거울을 보며 그려낸 자화상 작업 등 총 27점의 작업을 선보인다.

 

전시를 기획한 정윤진 기획자는 “자화상 연작으로 알려진 이은경 작가의 기존 작업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표현이 이번 신작에서 눈에 띈다”며 “다양한 사물과 탈, 동·식물과 곤충이 두서없이 등장하는 커다란 캔버스 위로 강렬한 색감과 과장된 신체의 움직임이 종횡무진하며 독특한 흐름을 자아낸다”고 했다.

 

정 기획자에 따르면 이번 작업은 거대한 그림 속 주인공들의 표정은 격양돼 보이는데 작가는 그런 극단적 긴장 상태를 투쟁과 도피반응에 비교하며 의도치 않게 행해지는 실수와 그 실수를 만회하지 못하고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담아낸 결과다.

 

또 작가 스스로 “타자와의 대화 속에 야기되는 오해들, 그것들이 설명되지 않을 때의 당혹감과 미묘한 소통불능의 상태를 반복 경험하면서 사람들 앞에서 전달하지 못했던 말과 감정들이 그림을 그리는 시간을 통해서만 정직하게 남겨져, 그 표정을 기록하게 됐다”는 작가의 말을 전했다.

 

전시 전경. 정윤진 기획자 제공

정윤진 씨는 “작가가 그려내는 삶이라는 비현실적인 무대는 당혹스러운 순간과 서투른 대응들이 난무하는 접전의 현장”이라며 “무대 밖 거울 앞에서 감정을 추스르지만, 끝내 스스로에게 관대해지기 어려워하는 자신을 마주 보는 일련의 과정들이 한 공간 안에서 교차하며 보일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가 그려낸 것들은 혐오의 대상이 되는 존재들과 자신이 다르지 않다고 말하는 감각이라며 실제로 불쾌를 자아내는 벌레와 동물들은 직접적이거나 자극적으로 그려지지 않았지만, 그곳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사람들에게 불쾌를 자아낸다”며 “이것은 사회 안에서는 낯선 것으로 분류되곤 하는 보편적 기준을 따르지 않는 모든 비정상적인 것들이 어떻게 조롱과 멸시의 무대 위에 놓이는지, 그 대상으로부터 거리두기에 성공하지 못하거나 어떻게든 차이를 증명하고자 하는 각자의 자리를 생각해보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9월 25일까지.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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