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브가 예리해졌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재활을 마치고 퓨처스리그에서 1군 무대를 준비하던 문동주(19) 투구를 보고 이같이 평가했다. 문동주는 지난달 25일 서산구장에서 열린 퓨처스리그 KIA와 홈 경기에서 2.1이닝동안 45개를 던지면서 4탈삼진을 잡아냈다. 이날 문동주는 커브 7개를 던졌는데 최원호 2군 감독과 수베로 감독이 이 공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린 것이다. 빠른 공이 주무기인 문동주가 느린 변화구를 효과적으로 던질 수 있게 되면 타자와 타이밍 싸움에서 유리해 질 수밖에 없다.

문동주가 업그레이드된 커브를 1군무대에서 뽐냈다.
문동주는 2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롯데와 홈경기에서 시속 150㎞가 넘는 빠른 공과 커브를 절묘하게 섞어 5이닝 4피안타 1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이날 문동주는 8개 삼진을 뽑아냈다. 문동주가 4이닝을 던진 것도, 투구수 76개를 기록한 것도, 탈삼진 8개를 빼앗아 낸 것도 프로 데뷔 이후 가장 많은 기록이다. 문동주는 6월9일 두산전에서 종전 최다인 2이닝 동안 49개 공을 던지면서 4개의 탈삼진을 잡아낸 바 있다.
문동주는 1회 가장 큰 무기인 직구를 앞세웠지만 통하지 않았다. 황성빈과 잭 렉스는 각각 시속 152㎞와 시속 151㎞ 직구를 때려 안타를 만들었다. 문동주는 무사 1, 3루 위기에 몰렸고 타석에는 이대호가 들어섰다. 문동주는 볼배합을 바꿨다. 이대호에게 초구 커브를 던쳐 스트라이크를 잡아낸 뒤, 2구 슬라이더로 병살타를 유도했다. 이 때 3루주자가 홈으로 들어와 첫 실점했다.
이후부터 문동주 커브가 빛을 봤다. 다음타자 한동희에게 결정구로 커브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며 첫 이닝을 마쳤고, 2회 선두타자 고승민도 문동주 커브를 공략하지 못한 채 삼진으로 물러났다. 커브가 살자 직구 위력은 높아졌다. 다음타자 정훈을 직구로 1루수 파울플라이 처리했고, 3회에는 지시완과 박승욱, 이대호를 모두 직구로 삼진처리하면서 이닝을 끝냈다. 4회에도 선두타자 한동희에게 커브를 던져 삼진으로 돌려세운 문동주는 안치홍에게 내야안타를 맞았지만 정훈을 뜬공처리하며 네 번째 이닝을 마쳤다.
5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문동주는 지시완을 커브로 박승욱을 슬라이더로 삼진처리했다. 황성빈에게 2루타를 맞긴 했지만 포수 최재훈이 황성빈 도루를 져지하면서 문동주는 마지막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날 문동주는 76개 공을 던진 뒤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수베로 감독은 경기 전 부상에서 돌아온 문동주를 무리시키지 않고 “70∼75개를 던지게 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한편 한화는 6회 현재 롯데에 0-1로 지고 있다. 이대로 경기가 끝난다면 문동주는 패전투수가 된다. 문동주는 현재 1패 2홀드를 기록 중이다. 이날 호투로 8점대던 문동주 평균자책점은 6.75까지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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