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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 인기 게임 ‘포켓몬 가오레’…돈 먹는 하마?

입력 : 2022-09-21 06:00:00 수정 : 2022-09-22 14:5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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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정서 발달 악영향, 중독성·도박성 강하다" 지적 나와
뉴시스

최근 어린이들 사이에서 인기 게임으로 자리 잡은 '포켓몬 가오레'가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하고 있다. 한판에 최대 3000원이라는 적지 않은 요금에 중독성까지 더해지면서 하루에 수만 원을 쓰는 경우가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뉴시스에 따르면 포켓몬 가오레란 지난해 8월 국내에 유통된 포켓몬스터를 소재로 한 아케이드 게임으로, 전북 15곳을 비롯해 전국 250여 곳의 대형마트·오락실 등에 이 게임기가 설치돼 있다.

 

1판에 1500원인 이 게임은 버튼 2개를 연타해 포켓몬과 전투를 벌이는 방식이다. 게임에서 승리해 포켓몬 포획에 성공하면 1500원의 추가금을 내고 OR코드 기술을 적용한 플라스틱 소재의 '포켓몬 디스크'를 발급받을 수 있다.

 

19일 오후 찾은 전주 한옥마을 내 오락실. 포켓몬 가오레만 취급하는 이 오락실에는 평일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즐기려는 많은 사람으로 북적였다.

 

한 이용객은 게임기 앞에 500원짜리 동전이 한가득 담긴 지퍼백을 놓고 게임을 하고 있었고, 게임기에서 뽑은 디스크도 수북이 쌓여 있었다.

 

9살 아들과 함께 오락실에 찾았다는 박승화(40)씨는 "오전 근무를 하고 집에서 쉬고 있는데 아들이 오락실에 가자고 성화를 부려서 나왔다"면서 "1~2주에 한 번씩 오락실에 오는 것 같다. 오락실에 오면 10판은 기본이고 때에 따라 디스크를 뽑아야 하기 때문에 500원짜리 동전을 많이 준비해서 나온다"고 말했다.

 

오락실 인근 상인은 "한옥마을이라 하더라도 보통 평일에는 손님이 없기 마련인데 이 오락실은 항상 손님이 있는 것 같다"면서 "주말에는 오락실 주인이 하루에도 2~3번씩 동전 교환기에 500원짜리 동전을 채우러 온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5분 정도 진행되는 게임 한 판에 들어가는 비용은 최대 3000원. 문제는 게임에서 원하는 포켓몬이 나오지 않았을 때다.

 

게임 속 포켓몬은 1~5등급으로 나뉘어 있는데 가장 희귀한 5등급 포켓몬을 얻을 확률은 매우 적다.

 

이에 인기 있는 높은 등급의 포켓몬을 얻으려면 게임 참여 횟수를 늘릴 수 밖에 없는 구조여서 게임에 사용하는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돼 도박성이 짙다는 우려가 뒤따르고 있다.

 

실제 이날 열 살가량으로 보이는 아이와 함께 이곳을 찾은 한 부모는 게임기 옆에 서서 500원짜리 동전을 계속 제공했고, 동전이 부족해지자 화폐 교환기를 여러 차례 오가기도 했다.

 

게다가 중고 거래 앱이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일부 5등급 포켓몬 디스크가 1개당 5만원 이상 가격에 거래되는 등 디스크를 두고 가격을 흥정하며 돈 거래를 일삼는 행태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디스크 거래에 따른 사기 범죄도 잇따르고 있어 초등학생 등 연령대가 낮은 어린 학생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이용을 규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게임 속 중독성이 짙은 이 게임에 아이들이 무분별하게 노출되지 않도록 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전북청소년상담복지센터의 한 심리상담가는 "아직 정서적으로 미성숙한 어린이들이 인터넷, 스마트폰, 게임 등에 무분별하게 노출되면 정서발달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특히 소비 욕구를 자극하는 이 게임은 더 큰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어 가정·학교 등에서 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게임물관리위원회는 포켓몬 가오레 출시 당시 게임 내 단순한 타격 효과가 발생해 폭력성이 있다고 봤으나 사행성 등은 없다고 판단, 전체이용가 등급을 결정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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