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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규 법제처장 “‘검수원복’ 등 3개 시행령, 대법원 가도 전혀 문제없을 것” [세계초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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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9-21 07:00:00 수정 : 2022-09-21 03:5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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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경찰국 신설
‘시행령 통치’ 비판 일지만 적법한 정책
검수원복은 모법 검찰청법 오류 때문

법령해석위원 9명 중 민간위원이 7명
법제처 독립성·중립성 충분히 보장돼
사법, 정치 개입 않는 ‘억제주의’가 소신

AI기술 도입 법령 오류 자동진단 전망
K법제 알려 기업 해외진출 도움 줄 것
헌법에 위반되는 법률 시행 방지 최선

“지금은 비판이 있을지 몰라도, 제가 처장을 그만둔 이후에 (봐도) 전혀 부끄럽지 않고 법률가로서 양심에 반하지 않는 판단을 했다고 말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완규(61·사법연수원 23기) 법제처장은 윤석열정부의 이른바 ‘시행령 통치’ 논란을 둘러싼 여야 간 정쟁 중심에 법제처가 있다는 지적에 이렇게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사법연수원 동기다.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직무배제 집행정지 사건의 법률대리인을 맡기도 했다.

이완규 법제처장이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대통령령으로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를 왜 늘려 놓았느냐고 말하는 사람은 검찰청법이 ‘포괄 위임 금지 원칙’에 반해 잘못됐다는 걸 모르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이런 깊은 인연 탓에 최근 법제처가 내린 일련의 유권해석을 놓고 일각에서는 ‘정부의 시행령 통치를 엄호한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이 처장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그런 지적 잘 알고 있다”면서 “현직 검사로 재직할 때도, 이후 변호사 생활을 할 때도 기본적으로 법령 해석과 관련해선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야 간 입장 차가 가장 극명했던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으로 불리는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에 대한 법제처 심사 결과에 대해서도 “이 세 가지 대통령령은 누가 쟁송을 해서 (위헌·위법 명령 심사권이 있는) 대법원에 가도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특히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과 관련해 “(모법인) 검찰청법에 오류가 있다. 지난 정부가 2020년 검경 수사권을 조정하며 잘못 만들었다”고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 범위를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로 개정해 중요 범죄 범위를 대통령령에 포괄적으로 위임한 게 “위헌”이란 설명이다.

이 처장은 이어 “법령 적법성에 대해 법제처가 심사 후 국무회의에 넘겼다는 건 적법하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이게 적법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법제처를 공격하는데, 그에 대해 입장을 내고 설명하다 보니 정쟁에 휘말리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이 처장은 ‘정치의 사법화’와 관련해 “사법부가 정치에 개입하지 말고 정치의 영역에서 문제를 해결하도록 지켜보자는 ‘사법 억제주의’ 견해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뷰가 약 1시간30분간 진행되는 동안 이 처장의 답변엔 막힘이 없었다. 다음은 이 처장과의 일문일답.

―이전과 달리 법제처에 유난히 유권해석 요청이 많은 이유가 무엇이라 보는가.

“여야 간 정쟁 등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다. 최근 이슈가 됐던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은 법률 자체에 문제가 있다. 전 정부가 2020년 검찰 개혁을 한다면서 형사소송법의 검사 수사권은 그대로 두고, 검찰청법에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를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 범죄, 대형참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로 줄였다.

헌법상 형사 절차는 기본적으로 법률로 정하게 돼 있다. ‘형사 절차 법정주의’에 따라 형사 절차의 기본 골격은 해석의 여지가 없게끔 법률로 정해야지, 정부에 위임하면 안 된다. 이 원칙을 지키지 않은 거다. 법률을 그렇게 만들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검사의 수사 범위가 바뀔 수 있다. 이런 포괄 위임은 위헌이다. 대선 끝나고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이라 해서 ‘부패·경제 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로 또 바꾸면서 포괄 위임을 유지했다. 그에 따라 법무부가 부패·경제 범죄 범위를 정한 것뿐이다.”

―‘등’이 앞에 열거된 대상에 한정된다는 의견이 있다.

“국어사전 의미가 아니라 법률을 봐야 한다. 법제처 해석례에서 ‘등’은 세 가지 유형이 있다. 동일하게 규정하거나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게 있다. 또 규범적 가치가 동일하거나 그에 준하는 성질을 갖는 걸 추가해 규정할 수 있는데, 이게 일반적 해석이다. 정부가 시행령 입법 과정에서 어떤 유형을 선택할지는 정책적으로 판단할 문제라 생각한다.”

―정책적 판단이라고 하면 정권에 따라 법제처 해석도 달라지냐는 반문이 나올 수 있는데.

“법제처의 해석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정부 정책이 변했을 뿐이다. 일례로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상 중요 범죄에 ‘사법 질서 저해 범죄’와 ‘개별 법률에서 검사에게 고발이나 수사 의뢰를 하도록 규정된 범죄’가 추가됐다. 전 정부와 달리 현 정부는 두 범죄가 부패·경제 범죄 못지않게 중하다고 보고 중요 범죄에 넣은 거다.”

―법제처의 독립성과 중립성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법령 해석은 내부 검토로 하는 게 아니다. 법령해석심의위원회는 위원회마다 9명으로 구성되는데, 위원장인 법제처 차장과 당연직 위원인 법령해석국장을 제외한 나머지 7명은 외부 민간 위원이다. 변호사·교수 등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150명이 민간 위원으로 위촉돼 있다. 독립성과 중립성은 충분히 보장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2005년 제도를 이같이 개편해 지금까지 약 7000여건의 법령 해석 결과를 회신했다. 결과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모두 공개한다.”

―최근 ‘정치의 사법화’, ‘사법의 정치화’에 대한 얘기가 많은데, 법조인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정치는 ‘타협’이다. 정치 문제가 사법 영역으로 온다는 건 정치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사법은 정치와 어울리는 영역이 아니다. 사법과 달리 정치는 옳고 그름을 논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사법이 정치를 재단하려 들 땐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 정치 영역에서 도저히 안 될 때, 생명권을 침해한다든가 헌법 기본 질서에 반하는 중대한 경우라면 어쩔 수 없이 사법이 끼어들어야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정치 영역에서 해결하게 두는 게 정치 발전을 위해서도 좋지 않을까.”

―법제처가 오는 29일 주최하는 ‘제10회 아시아 법제 전문가 회의(ALES)’는 얼마나 중요한가.

“다른 나라들에 법제 발전 경험을 전수하는 건 큰 의미가 있다. 법제가 비슷해지면 경제 교류가 굉장히 원만해진다. 법제처는 16개국과 양해각서(MOU) 약 30건을 체결하는 등 법제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아시아 법제 전문가 회의는 아시아 각국의 법제 우수 사례를 공유하고 발전 방안을 논하는 장이다. 법제처는 앞으로도 K법제를 널리 알려 장기적으로 기업의 해외 진출에 큰 도움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내년 3월 시행되는 ‘행정기본법상 3대 국민 권리 구제 제도’는 무엇인가.

“행정기본법은 개별 법률상 행정법의 일반적인 원리를 법률로 만든 것으로, 지난해 3월 제정·시행됐다. 3대 국민 권리 구제 제도는 행정청 처분에 대한 구제 방법으로 처분에 대한 이의신청, 제재 처분의 제척 기간, 처분의 재심사를 말한다. 내년 3월부터 일반행정심판 대상이 되는 모든 처분에 대해 이의신청을 할 수 있게 된다. 얼마 전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 15화에 ‘법 위반 행위에 대한 제재 처분은 행위 당시의 법에 따른다. 다만 신법을 적용하는 게 유리한 경우엔 신법을 따른다’는 행정기본법 제14조 3항이 나온다. 이런 게 행정기본법 위력이다.”

―인공지능(AI)과 관련해 법제 시스템의 변화,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나.

“빅데이터와 AI 기술이 결합된 지능 정보기술(IT)이 정부 입법 시스템에 도입되면 법령안 오류를 자동 진단하고,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빅데이터 분석으로 발굴하는 등 혁신적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I가 최신 이슈나 국민 개개인의 관심사를 분석해 맞춤형 입법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을 거다.”

―법제처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역점을 두고 싶은 것은. 어떤 법제처장으로 남길 원하나.

“우리나라 법제를 총괄하는 법제처장으로서, 헌법에 위반되는 법률이 시행되지 않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법제처는 항상 헌법정신에 부합하는 방향인지를 고려해 ‘실질적 법치주의’를 확립해 나갈 책임이 있다. 통치가 법에 의하기만 하면 된다는 형식적 법치주의는 경우에 따라 다수의 부당한 논리에 경도돼 민주적 정당성을 해할 수 있다. 헌법의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와 기본권, 권력분립 등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는지가 중요하다. 법제처의 권위는 정부의 권위다. 법제처가 법령 해석을 했을 때 국민들이 ‘법제처가 말하면 맞는 거다’라고 인정해 주면 정부 권위가 선다. 헌법적 가치와 실질적 법치주의를 확립하기 위해 노력한 법제처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이완규 법제처장은 … ●1961년 인천 출생 ●서울대 법학과 학사 ●서울대 대학원 법학 석·박사 ●제32회 사법시험 합격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 부장검사 ●청주지검 차장검사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인천지검 부천지청장 ●법무법인 동인 구성원변호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사법행정분과 자문위원 ●법제처장(現)

대담=김수미 사회부장, 정리=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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