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20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영빈관 신축 계획을 언론보도를 통해 알았다고 한 것을 두고 “끔찍한 발언이다”고 평가했다.
탁 전 비서관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무총리가 1, 2억도 아니고 800억 가량의 예산 사용 요청을 몰랐다고 국회에서 증언하는 건 본인이 허수아비라고 생각해서 말씀을 하시는 건가”라고 말했다.
앞서 한 총리는 전날(19일) 국회에서 열린 제3차 본회의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878억원 규모 예산으로 논란을 빚은 대통령실의 영빈관 신축 계획에 대해선 “신문을 보고 알았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과 그 문제를 논의할 시간이 없었다”면서도 “당초 영빈관은 대통령 혼자 쓰는 게 아니라 정부 기관이 함께 쓰는 국가 자산으로 쓰려고 한 것인데 국민들이 현실적으로 충분히 이해하시지 못하다고 보기 때문에 철회하라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서 의원이 ‘대통령도 원래 이 예산을 알고 있었다는 얘기가 아닌가’라고 묻자 한 총리는 “대통령께서 이 문제가 언론에 나오고 의원들도 말씀을 하시니깐 보고를 받은 것이고 그 보고를 받고 즉각 이건 철회하는 것이 좋겠다고 결정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예산을 최고 통치자와 총리가 다 파악한 뒤에 결정하지 않는다”며 “대통령깨선 분명 즉각 보고를 받으시고 철회하라는 그런 결정을 하셨다”고 대답했다.
이와 관련 탁 전 비서관은 “이해할 수가 없는 일이다. 본인이 주재한 회의에서 국무회의 안건으로 통과되는데 그것을 몰랐다고 얘기할 수 있느냐”며 “놓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놓쳤다고 얘기할 순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사전에 알았을 가능성에 관해선 “당연하다. 대통령 본인이 주재하지 않는 회의는 보고받지 않는다는 얘기밖에 안 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탁 전 비서관은 영빈관 신축 문제에 관해 “용산으로 무리하게 이전을 하면서 지금 용산에 행사할 만한 장소가 없는 것”이라며 “청와대로 들어가 행사를 하자니 면구스러운 일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영빈관이라는 타이틀을 빌려 행사장을 만들고 싶다라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고 얘기했다.
또 “청와대에 대통령이 거주하고 경호처가 상주하면 이틀 전에 가서 경호 업무를 할 이유도 없다”면서 “비용 대비 효과나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때 현 청와대 영빈관을 개·보수해 쓰는 것이 훨씬 낫다”고 언급했다.
탁 전 비서관은 윤 대통령의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조문 과정에서 빚어진 논란을 두고도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그는 “조문을 중심으로 한 추모 일정이다. 영국에 방문했던 것 자체가”라며 “그런데 시간도 얼마든지 조정해서 출발할 수 있는 전용기로 가면서 시간을 못 맞췄다는 건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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