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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원내대표 경선 '이용호 42표' 파란…주호영 합의추대 '견제구'

입력 : 2022-09-19 20:27:45 수정 : 2022-09-19 20:2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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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비윤' 표심의 2배…결과 발표 현장에서 '와∼' 탄성
'윤심 마케팅' 역효과·친윤계 분화 가시화…"'또 주호영?' 비토 작용" 의견도

19일 치러진 국민의힘 새 원내사령탑 경선에서 주호영(5선) 의원이 과반을 간신히 넘긴 61표를 얻는 데 그친 반면, 재선 이용호 의원은 42표를 얻는 '파란'을 일으켰다.

주 의원이 과반 득표로 재투표 없이 곧바로 승부를 확정지었지만, 정치권 안팎의 파장은 상당했다.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주호영 의원이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투표 종료 후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가 "기호 1번 이용호 42표"라고 발표하자 의총장 곳곳에선 '와', '오'하는 탄성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 의원은 지난 4월 권성동 원내대표가 선출됐을 당시 경쟁자였던 조해진 의원의 비윤(비윤석열)계 표심(21표)과 비교해 정확히 두 배를 얻었다.

당장 이번 선거 결과가 이른바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거론하거나 내세우면서 당 운영을 주도하려 한다는 평가를 받는 일부 '친윤그룹'에 대한 당내 의원들의 견제구라는 해석이 나왔다.

선거전 초반 합의추대론이 부상했을 정도로 '주호영 윤심설'이 적지 않게 거론됐지만, 이를 무색하게 할 만큼 이 의원에게 쏠린 반대표의 규모가 컸기 때문이다.

당초 이번 선거전 막판까지도 주호영·이용호 의원 간 양자대결에서 주 의원이 70∼80표를 얻는 압도적인 승리를 점치는 의견이 당내 적지 않았다.

친윤(친윤석열)계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윤심이 주 의원에게 있다는 '윤심 마케팅'이 가세한 것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실었다.

 

실제로 막판까지 출마를 저울질하던 중진의원들이 대거 출마를 접은 것을 두고 윤심이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특히 "권성동 원내대표가 의원들에게 전화를 많이 돌렸다는 소문도 있다"(정우택)는 등 '주호영 대세론'의 진원지를 놓고 실명이 거론되기도 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9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통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이 의원이 선수(재선)와 지역 기반(호남), 입당 경력(작년 12월 입당) 등 열세 요소를 뛰어넘어 42표나 획득한 것을 보면, 이런 '윤심 마케팅'이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용산 대통령실의 뜻이 당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는 모양새에 대한 반발심과 함께 대통령실의 뜻을 당에 '일방 전달'하려는 듯한 일부 친윤계 의원들에 대해서도 불편한 기류가 표출됐다는 분석이다.

선거전에선 "권성동 원내대표가 의원들에게 전화를 많이 돌렸다는 소문도 있다"(정우택) 등 '윤심 마케팅'의 진원지를 놓고 실명이 거론되기도 했다.

 

이번 선거전 내내 윤심의 향배를 놓고 해석이 분분했던 점도 이런 반발과 같은 맥락이다.

당내에선 윤 대통령이 '당무 불개입' 원칙하에 원내대표 선거에 관해 뚜렷한 입장을 밝힌 바 없음에도 권 원내대표 등 친윤계 의원들이 주도해 '윤심팔이'를 했다는 비판도 의원들 사이에서 적지 않았다.

이용호 의원도 이날 정견 발표에서 이런 당내 여론을 의식한 듯 "윤심 때문에 상당히 헷갈리셨을 것 같다. 저는 윤심인지 권심(권성동 원내대표의 의중)인지 모르겠다"며 "요즘 초등학교 반장선거도 선생님 의중을 따라가지 않는다. 집권여당이 대통령실만 보고 간다면 뭐가 되겠나"라고 말했다.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주호영 의원이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여기에 이번 선거 결과로 '원조 윤핵관의 분화'가 가시화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권 원내대표와 일부 친윤계 초재선 의원들이 윤심을 거론하며 '주호영 추대'를 추진한 것에 대해 친윤계 내부에서도 입장이 달랐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권 원내대표가 제동을 걸어 어그러진 친윤계 초재선 의원들의 모임 '민들레' 그룹에서 이 의원 쪽으로 이탈표가 상당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이 의원은 '원조 윤핵관' 장제원 의원이 초기 주도했던 민들레 모임에서 이철규 의원과 함께 공동간사를 맡았었다.

민들레 모임에 이름을 올렸던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권 원내대표 등 일부 의원들이 대통령을 팔아 다른 후보들을 주저앉힌 것에 대한 반발이 이용호 지지로 나타났다"며 "권 원내대표가 이런 식으로 당을 이끄는 것에 대한 불만 표시"라고 말했다.

비윤(비윤석열)계 쪽에선 윤핵관 그룹을 싸잡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대통령 지지율 하락 문제를 해결하려면 윤핵관과 그 주변의 '그 나물에 그 밥'식 당 운영은 안 된다"며 "당 분위기는 (윤핵관 중심에서) 완전히 뒤집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윤심은 없었다'며 이번 선거 결과를 재선 원내대표에 나선 주 의원에 대한 견제와 함께 비대위에 대한 불만 표출로도 해석한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원내대표는 한 번 하는 것이 원칙인데 주 의원이 두 번째 하겠다는 게 욕심으로 비쳤을 것"이라며 "지난 권성동 원내대표 선거 때 나왔던 반대표 (21표)에 중진의원들의 견제심리, 이준석 전 대표와 가까운 쪽의 표도 합쳐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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