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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러 커피 즐기고 원룸 살던 30대 청년, 창업 10년만에 억만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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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9-19 17:13:35 수정 : 2022-09-19 17:13:35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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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그마’ 공동창업자 딜런 필드, 회사 어도비에 28조원에 매각해 대박
상장 저울질하다 매각 결정…“스타트업으론 역대 최대 거래 중 하나”
피그마 공동 창업자 딜런 필드(오른쪽). AFP 연합뉴스

 

아이비리그 중퇴생으로 샌프란시스코의 원룸 아파트에 거주하던 30세 청년이 자신이 창업한 정보기술(IT) 기업을 매각해 창업 10년만에 억만장자가 돼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피그마’(Figma)의 공동 창업자 딜런 필드다. 그가 돈방석에 앉게 된 이유는 최근 ‘포토샵’으로 잘 알려진 미국의 대표적 소프트웨어 업체 어도비(Adobe)가 경쟁업체인 피그마를 20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필드는 올해 서른 살로 아이비리그인 브라운대 중퇴생이다. 

 

정확한 보유 지분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벤처캐피털 등 투자회사와 함께 회사 지분의 상당 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4년 전만 해도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원룸 아파트에 살았고, 출근길에 1달러짜리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것이 인생의 낙인 평범한 청년이었다.

 

그는 수줍음이 많아 벤처캐피털 회사가 주최하는 행사에서는 종종 혼자 술을 마시는 등 매우 내성적인 성격인 것으로 알려졌다.

 

샌프란시스코 북쪽 와인 산지에서 자란 그는 3살 때 컴퓨터에 흥미를 느꼈고, 부모에게 컴퓨터 사용법을 가르쳐 줄 정도로 재능을 보였다. 학창시절에는 로봇에 관심이 있었지만, 고등학교는 물론 대학을 자퇴할 때까지 다른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학생이었다. 대학도 자신이 원하던 버클리 대신 브라운대에 진학해야 했다.

 

그러나 그의 재능은 대학시절부터 꽃피기 시작했다. 그는 대학 3학년 때 억만장자 금융가가 운영하는 펠로우십(장학금)에 지원해 10만 달러를 받기로 하고, 대학을 중퇴한 뒤 본격적인 창업의 길에 나섰다.

 

그는 처음에는 교통을 모니터링하고 난폭한 운전자를 잡는 드론(무인기) 소프트웨어를 내놓았다. 그러나 이 회사는 성공하지 못했다.

 

그는 실패의 경험을 딛고 대학 친구인 에반 월러스와 함께 2012년 피그마를 세웠다. 회사 설립 후 제품이 나오기까지는 4년이 걸렸다.

 

피그마는 작업자들이 함께 프로젝트를 디자인할 수 있는 그래픽 편집 플랫폼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회사 가치가 크게 상승했다.

 

특히 데스크톱이나 앱에서만 작동하는 경쟁 제품과 달리 브라우저 기반으로 다양한 플랫폼에서 동시에 작동해 어디서나 작업이 가능한 것이다.

 

이 때문에 피그마의 성장은 어도비에게는 골칫거리였다.

 

여기에 어도비보다 디자인들이 사용하기에 더 값싸고, 사용하기도 쉽고 협업을 하기에 수월해 디자이너들 사이에서 피그마는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회사는 연매출이 2년 연속 배로 증가하면서 올해에는 4억 달러(56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2018년 초까지만 해도 1억1500만 달러로 평가된 피그마 가치는 지난해에는 100억 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리고 1년 뒤인 올해 200억 달러까지 책정됐다.

 

결국 어도비는 피그마를 인수키로 했다.

 

어도비는 지난 15일 200억 달러에 피그마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어도비의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전 거래일보다 16.79% 폭락한 309.1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어도비가 피그마에 지불한 인수 가격이 너무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기술주가 상한가를 치던 2021년이라면 이 같은 인수가를 합리화할 수 있지만, 기술주가 급락하고 있는 2022년에 이 같은 인수가는 과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어도비의 주가는 폭락했지만 필드는 대박을 쳤다. 원룸에 살던 수줍음 많은 청년이 10년 만에 억만장자의 반열에 올라선 것이다.

 

당초 필드는 피그마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었으나 결국 매각을 선택했다. 뉴욕증시가 베어마켓(하강장)에 진입해 IPO 시장이 얼어붙자 그는 상장이라는 모험보다 매각이 더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전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번 인수가 벤처에 기반한 스타트업으로는 역대 가장 큰 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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