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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北은 선제적 핵공격 한다는데 “남북 합의 존중” 운운한 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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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9-19 23:04:48 수정 : 2022-09-19 23: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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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이 그제 9·19 군사합의에 대해 “군사적 위험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실천적 조치였다”면서 “전쟁 없는 한반도의 시작을 만방에 알렸다”고 평가했다. 9·19 평양공동선언과 군사합의 4주년을 하루 앞두고 공개된 서면 축사를 통해서다. 그러면서 “정부가 바뀌어도 (남북 간 합의는) 마땅히 존중하고, 이행돼야 할 약속”이라고 했다. 퇴임 후 처음으로 낸 정치적 현안에 대한 메시지에서 북한과의 약속을 지키라고 윤석열정부에 훈수를 둔 셈이다.

 

문 전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9·19 군사합의는 이미 휴지조각이나 다름없다. 북한은 2018년 9·19 군사합의를 체결한 이후 탄도미사일을 끊임없이 발사했다. 2020년 5월 남측 감시초소(GP)를 향해 총격을 가했고, 한 달 후에는 개성공단에 있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지난 3월엔 스스로 국제사회에 약속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모라토리엄(시험발사 유예)을 파기했다. 지금은 7차 핵실험 준비를 마치고 시기를 저울질하는 상황이다. 이것만이 아니다. 지난 8일엔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선제적 핵무력 사용을 법제화했다고 발표했다. 한국과 미국을 상대로 먼저 핵미사일을 쏠 수 있다고 선언한 것이어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이 9·19 군사합의를 어기고 핵과 미사일 개발에 나서는 데는 문재인 정권 책임도 크다. 북한이 툭하면 남측과의 약속을 어기고 도발에 나서는데도 대화와 평화를 외치면서 눈을 감았다.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해도 침묵하고, 표현의 자유보다 북한 심기를 우선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대북전단금지법 제정을 옹호하는 굴종적 자세를 보였다. 북한이 서해에서 표류하던 우리 해양수산부 공무원을 무차별 사격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는데도 문재인정권은 항의조차 하지 않았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라는 미망에 사로잡혀 북한이 핵전력을 고도화할 시간만 벌어줬다.

 

문 전 대통령이 5년 내내 목을 맸던 대북정책이 실패로 끝났으면 책임을 통감하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성찰해야 마땅하다. 그런데도 “잊혀진 삶을 살겠다”고 했던 전직 대통령이 공수표가 된 남북 합의를 존중해야 한다고 공허한 소리만 하고 있으니 딱하다. 아직도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지난 정부는 교실에서 특정한 친구에게만 집착하는 학생 같아 보였다”고 했다. 딱 맞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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