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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양당 주도 카르텔 깨고 다당제로 가야” [심층기획 - '정치의 사법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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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9-19 06:00:00 수정 : 2022-09-19 07:3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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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재호 한국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진정한 의미의 적폐청산은 제도 개혁
선거법·헌법 개정 통해 변화 이끌어야”

한국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은재호(사진) 박사는 한국 사회의 갈등을 조율하는 데 앞장서야 할 정치권이 사법화하는 주요 원인으로 ‘잘못된 적폐 청산’ 방식을 꼽았다. 그는 “적폐 청산이 ‘인적 청산’으로 흐르며 갈등이 격화했다”며 “진정한 의미의 적폐 청산은 ‘구조 개혁’, 즉 ‘제도 개혁’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했다. 은 박사는 “거대 양당이 주도하는 카르텔을 깨고 다당제로 가는 것이 해법”이라며 “선거법 개정과 헌법 개정이 그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이 아닌 ‘구조’를 개혁한다면 ‘정치의 사법화’도 극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인터뷰는 지난 16일 서울 은평구 연구원에서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치의 사법화가 심화하는 원인을 꼽는다면.

“진짜 이유 중 하나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승자 독식 구조에 따른 정치권의 ‘적대적 양극화’라고 할 수 있다. 5년 단임을 규정한 ‘87년 헌법체제’는 안정적인 정권교체라는 시대적 요청에 따른 것이지만, 대통령 1인에게 정치·행정 권한을 과도하게 집중시켰다.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을 효과적으로 견제하는 제도적 장치마저 미흡하다. 결국 삼권분립 등 민주주의 원칙을 형해화했다. 소선거구제 단순 다수결에 따른 ‘양당제도의 정착’도 권력순환에 따른 양대 정당의 적대적 공생관계를 정착시키며 일반 시민과 동떨어진 정치 엘리트 카르텔을 공고화시켰다.”

―사람보다 제도 문제라는 것인가.

“그렇다. 1987년 9차 개헌 이후 34년간 유지된 현행 헌법은 한국의 정치·경제·사회·문화적 환경에 조응하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변화에 조응하는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개헌이 절실해지고 있다.”

―‘정치를 정상화하겠다’는 정치인들의 마음가짐만으로는 부족한가.

“지금의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양당 주도 카르텔이 유지되는 상황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다. 지금 체제를 계속 이어가는 것이 거대 양당 입장에서는 나쁠 것이 없다. 오히려 더 유리하다. 설령 정권을 창출하지 못해도 국회 의석의 절반가량은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서다. 이런 환경에서는 정치가 싹틀 수 없다. 반면 개헌과 선거법 개정을 통한 다당제가 현실화하면 특정 정당의 독주를 막을 수 있다. 다수당이어도 독자 행동이 어려워진다. 결국 다른 정당과 연대하기 위한 소통, 즉 ‘진짜 정치’가 활발해질 수밖에 없다.”

―헌법은 쉽게, 자주 바꿀 수 없는 것이란 ‘편견의 벽’이 있다.

“미국은 1788년 헌법 제정 이후 27차례 개헌으로 환경 변화에 대응해 왔다. 개헌은 ‘천지개벽’이라는 인식부터 깨야 한다. 한국에서는 개헌 때 원하는 것을 담지 못하면 언제 또 담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존재한다. 개헌 논의가 생기면 격렬한 대립으로 이어져 개헌 담론 자체가 개헌의 장애물로 등장하는 이유다. 따라서 개헌 절차의 연성화가 필요하다. 민감하게 충돌하는 사안은 보류하고, 시급한 것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다.”


배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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