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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자가격리 의무 해제? “오히려 늦었다” VS “숨은 감염 많아”

입력 : 2022-09-18 07:59:13 수정 : 2022-09-18 16: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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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일상회복 오나' 기대감…문제는 '독감 유행' 가능성
실외에서 마스크 벗은 시민들. 연합뉴스

 

사회적 거리두기 없는 첫 명절 연휴 후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추이가 비교적 안정적인 가운데 근 3년간 이어져 온 코로나19 사태의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에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근 들어 국내외 방역 당국자들의 입에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종료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발언들이 잇달아 나오면서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코로나19 대유행을 끝낼 위치에 우리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지만 끝이 보인다"고 했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도 코로나19가 독감과 같은 질환이 될 날이 머지않았다며 "출구전략에 대한 준비를 지금부터 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코로나19 대응 체계를 일상체계로 전환할 경우 단계적인 방역 완화 조치에도 아직 유지되고 있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가 국민들에게 가장 와닿는 조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 위원장은 "확진자와 치명률 추이를 본다면 우리나라도 일상적 대응체계 전환에 관한 논의가 필요한 시기가 됐다"며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논의에 불을 붙였다.

 

그는 "최근에 유럽에 호흡기학회를 다녀왔는데 거기서 유럽, 미국 의사들이 실내에 모여 강의를 하고 토론을 하면서도 아무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며 "우리나라만큼 실내마스크 의무를 강하게 하는 나라는 별로 없다"고 했다.

 

1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미국, 프랑스, 네덜란드, 덴마크 등은 마스크 착용 의무가 없다.

 

독일, 이탈리아, 호주, 싱가포르, 이스라엘 등도 의료시설, 사회복지시설 등 일부 시설 내에서만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돼있을 뿐 종교시설, 공항, 민간사업장, 공공기관 등 대부분 장소에서 마스크 의무를 해제했다.

 

감염병과 관련한 주요 정책 결정에 공식적인 자문을 하면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도 겸하고 있는 정 위원장은 "전 세계적으로 팬데믹에 대한 종식이 이어질 때 우리나라만 뒤처져서는 안 되겠다"고 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없어지는 수순이라는 데는 대체로 동의하지만, 그 시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천병철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비말이 많이 발생하는 상황 등 특정 상황이 아니라 일반적인 일상생활에서는 마스크를 쓰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되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조금 더 일찍 해제하는 것이 좋았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증상이 있어도 코로나 검사를 받지 않고, 숨은 감염자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는 말도 안 된다"며 "우리나라는 아직도 100만명당 신규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 수준이다. 팬데믹이 끝난다는 이야기는 희망 사항"이라고 방역 완화에 반대했다.

 

확진자에 대한 자가격리 의무 해제에 대한 언급도 나온다.

 

정부는 확진자 수가 1만명 이하로 떨어졌던 지난 6월 격리의무 해제 여부를 검토했으나 재유행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재확산 시기를 앞당길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격리의무 유지를 택한 바 있다.

 

그러나 확진자 격리에 대한 모니터링이 없어지면서 격리의무가 사실상 '권고'에 가까운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미 의무가 해제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아직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백경란 질병청장은 추석 연휴 전인 지난달 말 "확진자 격리나 실내 마스크 착용은 현재 유행 상황 조절에 가장 중요해 완화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1월 백신 접종률 상승과 확진자 수 감소세를 근거로 단계적 일상회복을 통한 '위드코로나' 체계로의 전환을 시도한 바 있다.

 

하지만 확진자 수는 물론 위중증·사망자가 폭증하고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이 유행하자 일상회복을 중단하고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카드를 꺼내며 '유턴'한 바 있다.

 

이후 정부는 '이행기' '안착기' 등을 두고 단계적 일상회복을 다시 추진했으나 6차 재유행이 오면서 이마저도 흐지부지됐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신중하고 꼼꼼한 출구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진정한 일상회복까지 가는 데 남은 장애물로 올가을과 겨울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을 꼽았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번 겨울에 코로나19와 독감 등 다른 호흡기 감염병 함께 유행할 가능성이 있는데, 아직 우리가 겪어본 적이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정 위원장도 앞서 라디오에 출연해 "계절독감이 있을 올해 겨울을 지나 내년 봄부터는 다 같이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 계기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독감 의사환자(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 분율이 1천명당 5.1명으로 유행기준(4.9명)을 초과했다며 지난 16일 '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코로나19와 독감은 모두 발열성 호흡기 질환으로 증상이 비슷해 구별이 어렵다. 두 질환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이 발생할 경우 환자가 급증하면서 의료 체계에 혼선과 부담을 줄 수 있다.

 

또 정부가 현재 의료대응체계로도 주간 평균 하루 20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상황을 감당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지만, 실제 의료현장의 부담과 피로도가 높은 상태인 만큼 의료대응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상 대응 체계로 전환한 이후에도 코로나19의 재유행, 또다른 감염병의 출현 등 새로운 위기가 닥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자문위는 최근 사회대응 방역조치의 근거와 감염병 확산에 따른 사회경제 관리지표, 평가기준을 마련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크게는 모임 인원·시간 제한, 집합금지와 같은 사회적 거리두기부터 확진자 격리, 마스크 착용 의무, 입국자 방역, 휴교·휴원 등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 그에 따른 피해는 어느 정도였는지 등에 대한 객관적인 검토와 분석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위기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일률적인 기준을 수립하지 못하고 상황에 맞춘 조치가 이뤄진 만큼 면밀한 분석이 필요한 상황이다.

 

자문위 사회경제분과 위원인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달 설명회에서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방역 정책 의사결정을 위해 사회·경제 관리지표, 종합적 예측 모형, 감염병영향평가 연구 등을 기반으로 한 종합적인 위기대응 매뉴얼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일상 회복에 대한 준비가 방역에 대한 경각심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위원장은 "완화 전략의 시기와 속도, 정도를 논의는 하되 지금까지 잘해온 방역의 기조가 흐트러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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