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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구·연대생 ‘연세로 차 없는 거리 폐지’ 대립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입력 : 2022-09-14 19:29:09 수정 : 2022-09-14 22:2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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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 점포가 개업 점포보다 많아
구, 다음달 중 일반통행 허용 입장

학생들 “축제·공연 위축 우려” 반발
극심한 교통 체증 유발 등도 주장

서울 신촌 연세로 ‘차 없는 거리’ 폐지를 둘러싸고 서대문구청과 연세대 학생들 사이의 첨예한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서대문구 측은 신촌 상권 활성화를 위해 다음 달 중으로 연세로의 일반 통행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학생들은 차량 통행 허용 시 인근 축제와 문화공연이 위축돼 거리의 정체성이 사라질 것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4일 세계일보 취재 결과, 연세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7일 이성헌 서대문구청장과 만나 연세로 차량 통행 환원 사업에 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비대위 측은 △하반기 시행 계획 철회 △관련 다자협의체 구성 등 두 가지 사항을 요구했다. 이 구청장은 “차량 통행 환원 사업은 하루빨리 진행돼야 하는 시급한 사안”이라며 “일단 사업을 시행한 뒤에 결과를 평가할 수 있는 별도의 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대위 측이 이에 응하지 않으면서, 간담회는 소득 없이 끝났다.

연세로는 연세대 정문과 지하철 2호선 신촌역 사이의 약 500m 구간이다. 서울시는 2014년 연세로를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버스를 제외한 일반 자가용 차량은 통행이 불가능하도록 바뀌었다. 금요일 오후부터 일요일 저녁까지 주말 사이에는 아예 ‘차 없는 거리’로 운영돼 시민들이 자유롭게 거닐 수 있다. 다양한 거리 공연이 연세로 곳곳에서 열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올해 6월 당선된 이 구청장은 취임 직후부터 연세로 ‘차 없는 거리’ 폐지를 추진해 왔다. 차량이 진입할 수 없다 보니 찾는 이들이 줄고, 이로 인해 인근 지역의 상권이 심각하게 침체됐다는 판단에서다. 국민의힘 소속인 이 구청장 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박운기 후보 또한 지방선거 당시 ‘차 없는 거리’ 폐지를 약속했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 인근 상점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서대문구에 따르면 연세로가 위치한 신촌동의 경우 최근 상업 점포의 5년 생존율이 32.3%로 서대문구 14개 동 가운데 가장 낮았다. 지난해 서울 전체에서 개업한 점포가 폐업한 점포보다 2467개 많았던 것과 정반대로, 신촌동에서는 폐업한 점포(413개)가 개업한 점포(322개)보다 91개 많았다. 지난달 서대문구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상인 258명 가운데 67.1%가 연세로 차량 통행에 찬성했다.

연세대 학생들은 “신촌 지역 상권의 침체가 ‘차 없는 거리’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함형진 연세대 총학생회 비대위원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차 없는 거리’ 정책이 시행된 2013년쯤 연세대가 송도에 국제캠퍼스를 만들면서 3000∼4000명의 학생이 송도로 옮겨갔다”며 “성수동이나 연남동 등 인근 다른 상권으로 젊은이들이 빠져나간 유출 효과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차 없는 거리’가 폐지될 경우 연세로를 경유하는 차량 때문에 극심한 교통 체증이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차도와 인도 사이의 높이 차이가 없는 연세로 특성상 보행자 안전 문제 또한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함 위원장은 “8년 동안 시행된 정책을 2∼3개월 만에 원점으로 되돌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서대문구에 차량 통행 환원 사업 철회를 요구하는 한편 서울시 등 다른 유관 기관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준무 기자 jm10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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