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한·중·일 고대 유물 전시회에서 한국 고대사중 고구려와 발해를 빼놓고 소개한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베이징에 있는 중국 국가박물관은 한·중 수교 30주년과 중·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지난 7월부터 ‘동방길금(동방의 상서로운 금속) - 한중일 고대 청동기전’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중국 국가박물관, 한국 국립중앙박물관,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이 공동으로 참여한 행사로 국립중앙박물관도 전시 유물을 제공했다. 그러나 전시회 한국고대사 연표에는 청동기 시대를 고조선으로, 철기 시대를 신라·백제·가야·통일신라·고려·조선 등으로 표기했다.
신라·백제와 함께 삼국시대를 이끈 고구려는 쏙 빠졌고, 발해도 고대사 연표에 표기하지 않았다. 고조선부터 조선까지 각국의 건립 연도를 비교적 자세히 표기한 점 등으로 미뤄 고구려와 발해를 고의로 뺀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은 그러면서도 연대기표 하단에 관련 내용을 한국 국립중앙박물관이 제공했다는 표기를 덧붙였다.

중국이 국책 학술사업으로 진행한 동북공정(東北工程)을 통해 고구려사와 발해사 등 한국 고대의 북방사를 중국사로 편입하려는 의도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국립중앙박물관은 박물관이 제공한 연대기표를 중국이 임의로 편집했다며 수정과 함께 사과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당초 우리 측이 제공한 연표에는 고구려와 발해의 건국 연도가 포함돼 있었다. 중국 외교부 마오닝(毛寧)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의에 “고구려 문제는 하나의 학술 문제”라며 “학술 문제는 학술 영역에서 전문적인 토론과 소통을 할 수 있으며 정치적인 조작(이슈화)을 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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