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윤석열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 면담 안 한 게 치명적인 실수” 보도
이재명 “설마 하는 생각도 들지만 개연성을 부정할 수도 없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7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방한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만나지 않은 일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서의 한국 패싱으로 이어졌다는 취지 외신 보도에 “외교 실패가 낳은 치명적인 피해를 신속히 수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달 제정된 인플레 감축법이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만 대당 최대 7500달러(약 1040만원)의 세액 공제 혜택을 제공하도록 규정하면서, 아직 현지 전기차 생산시설이 없는 현대차와 기아는 수혜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펠로시 의장 패싱이 한국 기업 패싱을 초래해 한국 전기차 업체만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됐다는 외신 보도(가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단기적인 국내 전기차 생산 업체의 피해는 물론, 장기적으로는 생산 업체의 국외이전으로 큰 경제적 손실과 일자리 감소가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블룸버그 통신을 인용해 ‘정부의 외교역량 한계가 전기차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국내 기업이 성장할 기회를 가로막는다는 분석이 나왔다’며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만나지 않은 윤석열 대통령의 패싱에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에서 한국 기업을 패싱하는 것으로 되갚아줬다는 지적’이라고 보도한 국내 기사를 SNS에 끌어왔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2일자 기사에서 한국 정부가 미국산 전기차와 배터리에만 혜택을 주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배신’으로 본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익명 소식통의 ‘윤석열 대통령이 방한한 펠로시 의장을 면담하지 않은 것은 치명적인 실수(Yoon made a 'deadly mistake' by not holding an in-person meeting with US House Speaker Nancy Pelosi when she visited South Korea last month)’라는 말을 전했으며, 이 소식통은 윤 대통령의 펠로시 의장 만남이 인플레 감축 법안 통과를 앞두고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했을 수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이 대표는 “설마 하는 생각도 들지만 개연성을 부정할 수도 없다”며 “국익중심 실용외교라는 뚜렷한 원칙하에 외교는 치밀하고 섬세하며 철두철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외교는 국익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고, 외교실패는 엄청난 국익손실을 불러온다”며 “특히 강대국에 포위된 국가가 균형을 잃고 이리저리 휩쓸리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고 봤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외교라인 문책으로 경각심을 제고하고 재발을 막아야 한다”며 “특별협상단을 파견하든 신속한 전기차 패싱 수습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했다. 나아가 “경제와 민생을 포기하면 그건 정치가 아니라 지배일 뿐”이라며 “정치는 언제나 국민과 역사를 두려워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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