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생명을, 웃는 얼굴을 지켜주고 싶습니다.”
최근 잇달아 발생한 두 아이의 안타까운 죽음이 일본인들을 슬픔에 빠뜨렸다.
지난 5일 시즈오카(靜岡)현 마키노하라(牧之原)시에서 3살 A양이 유치원 통학버스에서 5시간 가량 갇혀 있다 열사병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7일 NHK 방송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사고 당일 통학버스에는 A양을 포함해 6명의 아이가 타고 있었다. 버스가 도착하자 유치원 여직원이 한 아이를 내려준 뒤 뒤 나머지 아이들에게는 스스로 내리도록 했다. A양은 운전석의 뒷쪽 두 번째 줄에 앉아 있었다. 최고기온이 30.5도까지 오른 이날 A양은 등원 후 5시간 가량이 지난 오후 2시15분경 버스에 쓰러진 채 발견됐다. NHK는 “버스에서 발견된 A양의 물통이 비어있는 것이 확인됐다”며 “경찰은 버스 안의 온도가 오르자 아이가 갖고 있던 물을 전부 마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사고와 관련된 유치원의 과실 정황도 속속 확인되고 있다. 평소 버스를 운전하던 운전사가 급하게 휴가를 가 유치원 이사장이 사고 당일 버스를 몰았고, 함께 타고 있던 70대 여성도 임시로 파견된 직원이었다. 무엇보다 유치원 측은 A양이 보이지 않는데도 부모에게 결석 여부를 확인한다거나 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A양의 반은 19명의 아이를 담임, 부담임 2명이 맡고 있었다.
지난해 7월에도 비슷한 사고가 있었다. 후쿠오카(福岡)현 나카마(中間)시의 한 보육원에서 5살 B군이 9시간 가량 보육원 버스에 방치됐다 세상을 떠났다. A양의 사고를 접한 B군의 어머니는 “세상을 떠난 아이의 고통, 유족의 슬픔을 생각하면 말을 이을 수 없다”며 “이런 비참한 사건은 B가 마지막이길 바랐는데, 같은 일이 일어나 충격을 받았다. 아이들을 지켜주고 싶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재발 방지를 위해 내각부, 문부과학성, 후생노동성이 담당자들로 구성된 팀을 만들어 관련 매뉴얼을 만드는 등 구체적인 안전 대책을 검토할 방침이다.
지난달 20일에는 도야마(富山)현 히미(氷見)시에서 2살 C군이 실종돼 경찰, 소방대원, 지역 주민 등 3000여 명이 나서 수색을 벌였지만 결국 지난 4일 인근 항구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C군은 실종 당일 오후 6시40분쯤 어머니와 누나가 집에서 목욕을 하는 사이 사라졌다. 당시 히미시에는 큰 비가 내려 홍수 경보가 발령된 상황이었다. 실종 직후 경찰이 나서 주변 CCTV를 확인하는 등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행방을 찾을 수가 없었다. 경찰은 C군이 집 인근에 있는 용수로에 빠져 항구까지 흘러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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