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 대상 성착취물 제작
과거 적발된 불법촬영물 재유포
대화방 개설해 상품권 받고 판매
2022년 적발 사례 중 최대 규모 유포
법정서 “피해자에 죄송” 선처 호소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1만개가 넘는 성관계 불법촬영물을 유포한 혐의로 2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 남성의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및 성관계 불법촬영물 유포 규모는 올해 적발된 사례 중 가장 크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방검찰청은 최근 20대 남성 A씨를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성착취물제작·배포등)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반포등),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음란물유포) 등 혐의로 기소했다.

A씨는 2020년 11월부터 지난 6월까지 미성년자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다수의 성관계 불법촬영물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수차례 제작한 혐의와 함께 기존에 불법 유통돼 경찰에 적발된 불법촬영물을 재유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조사에 따르면 A씨가 지난 이 기간 동안 제작해 유포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과 성관계 불법촬영물, 음란물은 총 1만422개에 달했다. 그가 제작한 성착취물 피해자 중에는 만 15세 중학생도 있었다.
A씨는 2020년 11월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성관계 불법촬영물을 유포했다. 그는 유명 게임 이름을 빌린 다수의 단체대화방과 채널을 운영하며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성관계 불법촬영물 유포 과정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문화상품권을 받아 챙기는 등 물질적 이득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되는 여성의 성착취물을 수십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과 현금을 받고 불특정 다수에게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판매물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외에도 다수의 성관계 불법촬영물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자신이 운영하는 텔레그램 대화방 등에 다수의 회원들을 초대, 이들과 함께 아동·청소년 성착취물과 성관계 불법촬영물 등을 불법으로 공유해왔다. 유포한 성관계 불법촬영물 중에는 과거 불법촬영 피해를 입은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등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던 영상물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지난 7월 이번 사건의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대부분 인정하고 검찰이 제출한 증거자료를 모두 동의하는 등 재판부에 선처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공판에서 A씨는 “피해자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A씨와 관련된 수사와 별개로 경찰은 최근 ‘n번방’과 유사한 형태의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유포 정황을 포착, 수사에 나섰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B씨를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B씨가 미성년자인 아동·청소년을 협박해 성 착취 동영상을 강제로 찍게 만든 뒤 이를 텔레그램 등에 유포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범행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2년 전 국민적 공분을 산 ‘n번방’은 텔레그램 단체 채팅방 운영진이 불법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사건이다. 2021년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은 징역 42년형, ‘n번방’ 운영자 문형욱은 징역 34년형이 각각 확정돼 복역하고 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