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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넘나드는 뜨거운 몸짓… 춤의 본질을 비추다

입력 : 2022-08-28 20:14:58 수정 : 2022-08-28 20: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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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돌 맞은 서울세계무용축제

9월 14일부터 10월 2일까지 개최
‘춤에게 바치는 춤들’ 기획 공연 비롯
‘현대무용 강국’ 이스라엘과 독일 등
9개 국가 작품 34편 축제 무대 장식

국내 김미애 ‘여음’·김백봉 춤 선봬
이종호 예술감독 “다양한 움직임 속
춤이란 무엇인가 생각할 시간 선사”

“난민, 폭력 등 다양한 주제를 탐구해 온 서울세계무용축제가 올해는 25주년을 맞이해 춤 자체에 더 집중하려 합니다. 다양한 움직임 안에 들어있는 춤의 본질을 만나기 바랍니다.”(이종호 예술감독)

제25회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시댄스)가 9월14일∼10월2일 서울 예술의전당과 서강대 메리홀, 서울남산국악당, 마포구 문화비축기지 등에서 열린다. 25돌을 기념해 ‘춤에게 바치는 춤들’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기획 공연 5편을 비롯해 수교 60주년을 맞는 이스라엘의 현대무용 작품을 집중 소개하는 ‘이스라엘 포커스’ 등 9개국 무용수들의 작품 34개를 선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 무용수가 직접 참가하기 어려웠던 2020년과 지난해 축제와 비교해 풍성한 춤 마당이 마련된 것이다.

서울세계무용축제가 9월14일∼10월2일 9개국 무용수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다. 34개 작품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25주년을 맞아 춤의 본질에 다가서기 위한 기획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사진은 김미애의 ‘비애모’. 서울세계무용축제 조직위원회 제공

이종호 예술감독은 지난 24일 서울 중구 시민청 태평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통적 형태의 춤부터 각종 개념 무용과 융복합 장르까지, 춤은 갈수록 더 다양해지고 있다”며 “(이번 시댄스에선) 특정 움직임만 춤이라고 규정하는 게 아니라 여러 형태의 춤을 보여드리며 춤의 본질이 무엇인지 생각할 기회를 마련하려 한다”고 올해 축제 취지를 설명했다.

이와 관련한 특별 기획공연인 ‘춤에게 바치는 춤들’ 무대에는 5개팀이 오른다. 개막작은 아트프로젝트 보라의 신작 ‘유령들’로 9월14∼15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아트프로젝트 보라는 2013년 창단됐으며 기존 논리와 개념을 벗어나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으로 국내외 호평을 받고 있다. 김보라 예술감독은 ‘금지된 물질’이라는 표현에서 유령이라는 영감을 얻어 안무에 착수했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의 애가(哀歌)인 모이롤로이(Moiroloi)를 바탕으로 연주자 겸 무용수 5명의 퍼포머가 펼치는 독일 무부아르 무용단은 24∼25일 CJ토월극장에서 ‘헬로 투 엠프티니스(HELLO TO EMPTINESS)’를 선보인다. 다국적 가수들의 노래와 연기, 65세 이상으로 구성된 코러스로 ‘퍼포먼스-콘서트’를 통해 신체와 소리, 호흡이 하나가 돼 고대 그리스극의 원형을 재연한다. 타인의 삶을 보호하는 것이 나의 삶을 보호하는 것이며 춤은 공감과 애도를 위한 제의라고 얘기하는 작품이다. 2017년 ‘아도라빌리스’로 국내 관객을 열광시켰던 포르투갈의 조나스 로페스와 란더 패트릭은 5년 만에 내한해 26일 서강대 메리홀 대극장에서 ‘바트 파두(BATE FADO)’를 공연한다.

국립무용단 수석무용수와 안무가로 활동 중인 김미애는 예술적 고민을 담은 솔로집 ‘여 [女] 음’(16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으로 춤은 무엇이고 한국춤의 본질은 무엇인가 질문한다. 직업 무용수 25년차인 김미애는 “가장 순수하고 솔직한 나 자신을 몸으로 표현한 것이 바로 춤”이라며 “무용수로서 춤에 대한 저의 고민과 앞으로의 방향성을 담은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용역사기록학회(회장 최해리)와 시댄스는 20세기 세계무용사에 획을 그은 무용가들을 대상으로 안무가들의 연구와 퍼포먼스 등이 결합된 ‘리커넥트 히스토리, 히어 아이 엠(Reconnect History, Here I am)’ 공연을 공동 주최한다.

네덜란드 클럽 가이&로니 ‘자유(Freedom)’ 과거 공연 장면.

해외 초청 프로그램은 네덜란드 클럽 가이&로니의 ‘자유(Freedom)’를 포함해 덴마크, 키프로스, 룩셈부르크 4개국무용단 작품 4편이 준비된다. ‘자유’는 9·11 테러를 배경으로 한 영화 ‘모리타니안’(2020)의 주인공 모하메두 울드 슬라히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모하메두는 9·11 테러 용의자로 지목돼 아무런 재판이나 기소 절차 없이 14년간 불법 감금상태로 고문과 심문을 받았다. 그는 자신의 경험이 담긴 증언록 ‘관타나모 일기’를 통해 미국 정부의 흑막을 고발했고, 2021∼2022년 클럽 가이 앤 로니의 시즌작가로 활동하며 ‘자유’ 대본을 썼다.

안무가 가이 바이츠만과 로니 하버는 “우리는 자유롭기 위해 어떻게 남의 자유를 뺏는지도 모르는 채 성급하게 상황을 이용하는지도 모른다”고 ‘자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스라엘 포커스’ 프로그램에는 ‘솔 댄스 컴퍼니’, ‘휴먼 필즈’, ‘샤하르 비냐미니’ 3팀의 작품이 소개된다. 이종호 감독은 “이스라엘은 작은 나라지만 현대무용에서는 손에 꼽히는 강국”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부채춤의 대가 김백봉 선생의 춤을 재현하는 ‘한국의 춤-유파전(김백봉류)’, 한국 무용가 육미영의 ‘…잃었다…’, 우보만리(안무가 조인호)의 ‘노동’ 등 과거부터 현재까지 아우르는 국내 초청작 6편도 무대에 오른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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