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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실종의 나라’ 오명 쓴 인도… “출생 성비 불균형 정상화 시작”

입력 : 2022-08-24 21:13:40 수정 : 2022-08-25 00: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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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교도 100 vs130 → 100 vs 110
전국 평균도 올해 108로 낮아져
“교육·부의 증가 따라 사회적 변화”

뿌리 깊은 남아선호 사상 탓에 세계에서 남녀 인구차가 극심한 인도에서 출생 성비가 정상화되기 시작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4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이 인용 보도한 퓨리서치센터 연구에 따르면 인도의 주요 종교인 시크교 공동체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인도의 종교별 경제력 측면에서 가장 부유한 시크교도는 여아를 낙태하기 위해 가장 먼저 성감별 검사를 광범위하게 사용한 집단이다. 2000년대 초 시크교도의 출생성비는 여아 100명당 남아 13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현재 110까지 낮아졌다.

 

이는 전국 평균성비인 108에 가까운 수치다. 2011년 인구 조사에서 111명이던 전국 평균 성비는 2015년 109로 약간 개선된 뒤 올해 108이 됐다.

 

센터는 인도의 남아선호 경향이 완화하고 있으며, 가정에서 성감별을 시도할 가능성도 작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출산 전 성 (성별) 검사금지, ‘여자아이를 구하라’는 대규모 홍보 캠페인 등 성별 선택을 억제하기 위한 정부·사회의 수년간의 노력이 교육수준 상승과 부의 증가가 맞물리면서 나타난 사회적 변화”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 결과에 신중한 반응도 나온다. 다른 전문가들은 이 조사가 인도 3억가구 중 약 63만가구만을 대상으로 했으며, 코로나19라는 제약적 상황 속에서 수집된 데이터라는 점에서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연구원이자 인권 활동가인 사부 조지는 “출생 성비 불균형의 1%포인트 감소는 미미한 개선일 뿐이어서 정상화로 보는 것은 과장이고 왜곡”이라며 “코로나19로 400만명이 사망했고, 출산을 포함한 많은 의료 서비스가 전국적으로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전체인구를 (대상으로) 조사해야만 정확한 설명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1994년 성감별 검사를 금지했음에도 인도에선 왜곡된 성비 문제가 계속됐다. 1998년 아시아인 최초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아마르티아 센은 인도를 여성 실종의 나라라고 불렀을 정도다.

 

BBC는 지난해 11월 “최근 5년 동안 인도에서 여아 260만명가량이 낙태 또는 유기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인도 가족건강조사국은 “최근 여성 인구가 남성을 처음으로 추월했으며, 이는 여성 인권 강화를 위한 정부 조치 덕분”이라고 밝혔지만 활동가들은 “100년 넘게 여성보다 남성이 많았는데 10년 만에 뒤집힌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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