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전후 차량 통행속도 분석해보니
광화문 삼거리에서 세종대로 방향
시속 26.2㎞ → 20.1㎞ 24% 감소
출퇴근 시간엔 60% 가까이 줄어
운전자 “교통정체 심화” 불만 속출
서울시 “신호 배치 조정 등 검토”
서울 도심의 상징 종로구 광화문광장이 공사 시작 1년9개월 만인 지난 6일 재개장했다. 광장이 개방한 반가움도 잠시 이날 오전 이곳을 지나던 한 마을버스 기사는 “도로가 줄어 아침마다 정체가 말도 못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광화문 앞 세종대로는 광장 재구조화 과정에서 광장 서측 도로가 사라지면서 왕복 10∼12차로에서 왕복 7∼9차로로 3개 차로가 줄었다.

그는 “출근시간 경복궁역에서 광화문을 빠져나가는 데 20분이 걸릴 때도 많다”며 “도로가 줄어드니 출퇴근 시간 교통정체가 더욱 심해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종로구에 거주하는 김모(55)씨는 “광화문 공사가 진행된 이후 출근 준비시간을 앞당겼다”며 “퇴근길에도 광화문광장 도로에 차들이 멈춰 서있는 경우를 많이 본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시는 “광장 및 일대 차량 통행속도는 공사 착공 전 수준인 시속 20㎞대를 유지하고 있어 교통흐름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광화문 개장 직전 만난 조용준 서울시 공공조경가는 “시뮬레이션을 했을 때 광화문광장 조성 이후 교통체증 정도의 실질적인 차이는 없었다”며 “교통 진행은 원활할 것”이라고 말했다.
23일 세계일보가 광화문광장의 교통정체 현황을 분석하기 위해 서울시 교통정보시스템(TOPIS)으로 세종대로의 차량 속도를 분석한 결과 광화문 삼거리에서 세종대로를 향하는 방향은 2019년 7월 평균 시속 26.2㎞에서 올해 같은 달 평균 20.1㎞로 24% 정도 속도가 줄었다. 반대방향도 20.0㎞에서 17.3㎞로 14% 정도 속도가 줄었다. 출퇴근시간에는 정체가 극심해졌다. 월요일인 2019년 7월22일과 지난달 25일 오전 10시와 오후 6시 광화문에서 세종대로 방면 차량 속도를 비교한 결과 각각 37%, 59% 감소했다.

광화문광장 차로 축소는 인근 자하문로, 사직로, 율곡로의 정체로도 이어졌다. 지난달 25일 오전 10시 통인시장에서 경복궁역으로 향하는 차량들은 시속 5.5㎞로 달렸다. 약 2년 전 월요일인 2019년 7월22일에는 13.9㎞로 차량이 달렸던 구간이다. 같은 기준 사직공원에서 경복궁역을 향하는 사직로는 시속 21.5㎞에서 7.9㎞로 속도가 대폭 줄었다. 안국에서 광화문광장 방향으로 향하는 율곡로는 퇴근길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2019년 7월22일 오후 6시 시속 17.9㎞를 냈던 이 구간 차량들은 지난달 25일 같은 시각 8.8㎞로 달리며 정체를 빚었다.
시는 광화문 서측도로를 없애면서 광화문 삼거리의 세종대로 방향 우회전 차로 수를 1개 추가하고 교차로 신호체계를 최적화해 교통정체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북권, 동북권에서 출퇴근 시간 밀려드는 차량을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종로구 관계자는 “도로가 줄어드니 정체가 심해진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광화문 일대 도로는 시 관리라 마땅한 대안을 낼 수 없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코로나 시기 줄어든 통행량이 최근 일부 증가했을 수 있다”며 “월대 복원 공사를 위해 광화문 앞 직선 구간이 곡선으로 변한 것도 속도가 줄어든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광화문 일대 교통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고 경찰과 협의해 신호배치를 조정하는 등 차량 수요를 줄이는 방법이 현재로서는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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