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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국 ‘국외 원격근로자 모시기’ 경쟁

입력 : 2022-08-17 19:10:00 수정 : 2022-08-17 18:3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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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피해 경제 살리기 부심

관광객 보다 체류기간 길고 소득 높아
자국에 머물며 쓰는 경제적 효과 상당
최대 5년 체류 비자에 면세 혜택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재택근무가 활성화하면서 유럽 각국이 디지털 노마드족을 근로자로 잡기 위해 경쟁에 나서고 있다. 관광비자보다 유효기간이 더 긴 비자를 만들거나 세 부담을 없애주는 식이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럽 국가 중 국외 원격근로자를 위한 장기비자를 도입한 나라는 라트비아, 크로아티아, 아이슬란드 등 10개국이 넘는다. 이탈리아와 스페인도 조만간 원격근로자를 위한 비자를 만들어 가세할 예정이다. 이탈리아는 관광비자 체류기간인 90일을 훨씬 초과해 체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스페인도 최대 5년 체류가 가능한 비자에 근로자와 기업인에 대한 세금 감면도 고려하고 있다.

원격근무. 게티이미지뱅크

그리스는 외국인 원격근로자를 위한 면세 혜택 신설을 고민하고 있다. 현재 그리스에 관광, 치료 목적 등을 제외하고 183일 연속, 누적 12개월을 머무는 경우 체류 첫날부터 소급해 세금을 내야 한다.

지중해 섬나라 몰타는 지난해 말 소득이 월 2700유로(약 360만원) 이상인 비(非)유럽연합(EU) 원격근로자가 최대 1년간 거주할 수 있는 비자를 만들었다. 해당 비자 신청 건수는 400명이 넘어섰다. 신청자 대부분은 미국, 영국인이다.

이 비자를 이용해 현재 몰타에서 원격근무 중인 사바나 로즈 우즈(64)는 5개월 전만 해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루이스오비스포 카운티에서 일하고 있었다. 마케팅업체를 운영하는 그는 “여기서는 몰타인들이 하는 것처럼 점심에는 낮잠을 자고, 그 뒤에 일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유럽 각국이 원격근로자들을 유치하는 데 힘을 쏟는 배경은 코로나19로 공백기였던 관광산업이 빠르게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다. 또 원격근로자들은 체류기간이 관광객보다 길기 때문에 지역경제에 이바지하는 면도 있다. WSJ는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월 소득 3500유로(약 466만원)가 넘는 숙련 지식노동자이기 때문에 이들이 머물면서 쓰는 경제적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프리트위라이즈 초드허리 하버드경영대학원 부교수는 “디지털 유목민을 위한 비자를 따로 발급하는 국가는 총 30여개국으로 추정된다”며 “각국이 마치 인재를 고용하기 위해 경쟁하는 회사들처럼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인력 소개업체인 MBO파트너스 조사에 따르면 원격근무가 가능한 이른바 디지털 노마드 수는 2019년 기준 미국 내 700만명에서 지난해 1500만명으로 급증했다. 지난 6월 갤럽 조사에서 미국인 사무근로자 중 원격근로가 현재 가능하다고 답한 비율은 56%에 달했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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