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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간 반기문 "러 범죄 끔찍… 반드시 책임 물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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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8-17 07:22:59 수정 : 2022-08-17 08: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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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차 집단학살 현장 둘러보고 탄식·분개
젤렌스키 만난 자리서 '푸틴 처벌' 논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전쟁범죄 혐의로 처벌할 특별재판소 설립을 추진 중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 수도 키이우 인근 부차 마을을 찾아 러시아군의 집단학살 정황을 살펴본 그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분개했다.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방문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왼쪽)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가운데)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반 전 총장과 동행한 후안 마누엘 산토스 전 콜롬비아 대통령.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공, EPA연합뉴스

AP 통신에 따르면 반 전 총장은 2016년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후안 마누엘 산토스 전 콜롬비아 대통령과 동행했다. 두 사람은 세계 각국 출신의 원로급 인사들로 구성된 단체 ‘디엘더스’(The Elders)의 회원이다. 2007년 역시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주도해 설립한 디엘더스는 영국 런던에 사무실을 두고 각종 국제분쟁의 중재 및 평화적 해결에 힘쓰고 있다.

 

반 전 총장은 키이우에 들어가기 전 근처의 부차 마을부터 방문했다. 지난 2월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은 키이우로 진격하는 도중 부차를 거의 33일 동안 점령했는데 이 기간 주민들을 상대로 무차별 학살을 저질렀다. 러시아군이 철수한 뒤 우크라이나 당국이 조사해보니 어린이 12명을 포함해 458명의 시신이 발견됐다. 이들은 비무장 상태에서 러시아군에 의해 사실상 처형당한 것으로 드러나 국제적 공분을 일으켰다.

 

반 전 총장은 학살 현장을 둘러본 뒤 “끔찍한 잔학행위”라며 “반인도적 범죄에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산토스 전 대통령 역시 “전 세계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알아야 한다”며 국제사회를 향해 “평화와 자유를 되찾으려 노력하는 우크라이나인들을 지지해달라”고 촉구했다.

 

두 사람은 이후 볼로미디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났다. 이 자리에선 디엘더스가 러시아 정부, 그리고 푸틴 대통령의 책임을 묻기 위해 추진하는 특별재판소 설립에 관한 논의가 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반 전 총장과 산토스 전 대통령은 디엘더스를 대표해 우크라이나를 찾은 것”이라며 “젤렌스키 대통령과 아주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발표했다.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 부차 마을을 방문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가운데)과 후안 마누엘 산토스 전 콜롬비아 대통령(오른쪽)이 마을 주민 및 교회 관계자 등으로부터 러시아군의 학살에 관한 증언을 듣고 있다. 산토스 전 대통령은 2016년도 노벨평화상 수상자다. 부차=AP연합뉴스

디엘더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직후인 지난 3월5일 발표한 성명에서 “기존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안고 있는 여러 한계 때문에 러시아 정부, 그리고 푸틴 대통령을 향한 제대로 된 형사책임 추궁은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대안으로 “이번 전쟁에만 한정한 전범 특별재판소를 세워 일정 기간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과거에도 ICC와 별개로 옛 유고슬라비아 전범 처벌만을 위한 형사법원, 르완다에서 자행된 100만명 학살 범죄자 처리를 위한 재판소, ‘킬링필드’로 널리 알려진 캄보디아 학살사태를 다룬 특별법정 등이 만들어진 바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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