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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비 ‘먹튀’에 수천만원 날려” 피해자 속출…공정위, 에바종 현장조사

입력 : 2022-08-10 18:49:02 수정 : 2022-08-11 17: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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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바종, 숙박료 선입금 받고도 호텔에는 대금 안해
경찰, 입건 전 조사 착수…에바종 대표 출국금지 조치
피해자들, 수천만원 피해 호소…“집단 소송 진행”
온라인 호텔 예약 대행사 에바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재택 안내 공지문.

 

직장인 A씨는 올해 호텔 예약 대행업체 ‘에바종’에서 특급 호텔들을 패스 하나로 이용할 수 있는 ‘호텔 패스’를 약 1000만원에 구매했다. 해당 이용권으로 해외 호텔 투숙을 알아보던 A씨는 호텔 측으로부터 호텔 예약이 취소됐다는 설명을 들었다. 에바종에 연락해보니 “일시적인 자금 사정이 생겼다”는 짧은 설명을 들은 뒤 이후 연락이 닿지 않았다. 결국 A씨는 1000만원을 지불하고도 어떤 서비스도 이용하지 못한 채 금액을 날릴 위기에 놓였다. A씨는 민사 책임을 묻기 위한 집단소송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형사 고소도 진행할 예정이다.

 

비단 A씨뿐만이 아니다. 최근 에바종이 숙박비를 선입금 받고도 호텔 등에 대금을 하지 않아 피해를 봤다는 소비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 업체가 현재 사무실을 닫고 “재택근무에 돌입했다”는 공지를 올리자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먹튀’를 우려하며 “제2의 머지포인트 사태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전자상거래법 위반 혐의로 서울 중구 에바종 본사 주소지에 조사관을 보내 전날 현장 조사를 벌였다. 사무실에서 완전히 철수했는지, 사무실을 비운 시기는 언제인지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바종은 국내외 호텔·리조트 숙박권을 회원들에게 30~7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대행사다. 여러 호텔을 이용할 수 있는 호텔 패스 등의 상품도 판매하며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인기를 끌었었다.

 

최근 들어 에바종이 호텔에 숙박비를 보내지 않아 피해를 봤다는 소비자들이 속출하며 논란이 불거졌다. 이미 에바종에 비용을 지불한 이용자의 예약이 취소되거나 이중으로 호텔에 숙박비를 지불해야 하는 피해 사례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피해자들은 각각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에 이르는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한다. 전체 피해 규모는 5억~10억원으로 추정된다. 거액의 피해는 에바종이 최근 6개월~1년 단위의 ‘호텔 패스’, ‘트래블 패스’, ‘럭셔리 5성급 호텔 피트니스 센터·레저 클럽 무제한 이용권’ 등을 판매하면서 공론화됐다. 국내 호텔 패스는 성인 1인 기준 6개월에 534만원, 1년에 95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에바종 피해자들이 받은 문자.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에바종은 2020년쯤부터 계약을 맺은 국내 호텔들에 숙박료를 제때 지급하지 못해 미수금이 발생하는 문제가 잦았고, 이로 인해 채무 불이행자 명부에 등재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일에는 사무실로 찾아오는 고객이 많아 업무가 어렵다는 이유로 “전 직원이 재택근무에 돌입한다”고 공지해 의구심을 키웠다. 최근에는 사무실에서 아예 짐을 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에바종은 “폐업을 위한 조치가 아니며 온라인상에서 더 많은 고객을 응대하고 사업을 운영해나가기 위해서”라는 입장이다.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한 영업도 계속하고 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에바종 회원들의 피해 신고를 접수해 입건 전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에바종 대표에 대해서는 지난 2일 출국금지 조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들은 온라인 단체채팅방을 통해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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