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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 언니 돌보며 ‘신림동 참변’ 당한 면세점 노동자 추모 물결

입력 : 2022-08-10 06:44:07 수정 : 2022-08-16 10: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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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장혜영 의원 “가슴 아프게 추모하고 애도… 그 삶 지키지 못해 죄송”

민조노총 서비스연맹 “언제나 밝게 웃던 홍 부장 비보에 큰 충격”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일 간밤 폭우로 일가족 3명이 사망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다세대 주택을 찾아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반지하에서 발달장애인 언니와 편찮은 모친을 돌보며 ‘신림동 일가족 참변’을 당해 주변의 안타까움을 산 40대 여성은 면세점 하청 노동자씨로 알려진 가운데 정치권과 사회에서 추모 물결이 불고 있다.

 

10일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반지하 방에서 딸과 발달장애인 언니, 편찮으신 어머니를 돌보며 살던 여성노동자 홍모(47)씨의 삶, 동생 가족과 함께 살아온 장애여성의 삶, 엄마와 이모와 함께 씩씩하게 자라온 어린이의 삶을 생각한다”고 추모했다.

 

장 의원은 “가슴 아프게 추모하고 애도하고 그 삶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며 “거듭 거듭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전날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은 페이스북을 통해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 부루벨코리아지부 홍 총무부장이 운명을 달리했다”고 말했다.

 

연맹은 “언제나 밝게 웃던 홍씨의 비보에 서비스연맹의 많은 이가 큰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며 “남은 가족들의 슬픔을 감히 헤아릴 수도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성실하고 따뜻하던 홍씨는 조합원들의 든든한 울타리였고 홍 부장은 노동자가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던 훌륭한 활동가였다”며 “서비스노동자들의 소중하고 귀한 동지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서비스연맹은 홍씨의 여러 모습을 모두 기억하고자 한다”며 “가족같이 가깝게 지냈던 부루벨코리아지부의 전임자들에게도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했다.

 

앞서 지난 8일 수도권에 쏟아졌던 역대급 폭우로 9일 오전 0시 26분부터 1시 20분까지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주택 반지하에서 홍씨의 발달장애인 언니 A(48)씨, 홍씨, 홍씨의 딸(13)이 숨진 채 차례로 발견됐다. 홍씨는 사고나기 전날밤 빗물이 들이닥치자 지인에게 침수 신고를 해달라고 요청했고 지인이 오후9시 6분쯤 경찰에 신고했지만 소방관계자들이 도착했을 당시 이미 늦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주민들에 따르면 폭우로 인한 침수는 순식간에 벌어졌고 도로에 물이 허벅지 높이까지 차면서 현관문이 열리지 않는 상황이었다. 유일한 탈출구인 창문으로 피신시키기 위해 방범창을 뜯어내려했지만 몇 초만에 물이 차올랐다는게 주민들의 전언이다.

 

소방차가 현장에 들어왔을 당시 도로에 물이 허리높이까지 차올라 차량이 들어올 수 없는 상황이었다. 소방당국이 방범창을 뜯고 배수작업을 마쳤을 때는 가족 모두 숨진 상태였다.

 

이들과 같이 살았던 홍씨의 모친은 사고가 벌어진 당시 병원 진료를 위해 집을 비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사고 현장을 찾아 현장을 보고 받았고 일가족 비극에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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