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이천의 한 투석전문 병원건물에서 불이나 환자와 간호사 등 5명이 숨졌다. 또 4명이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40여명은 연기흡입 등 경상을 입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5일 오전 10시17분쯤 이천시 관고동의 4층짜리 건물 3층에서 불이 나 위층 신장투석 전문병원으로 연기 등이 번지면서 투석 치료를 받던 환자 3명과 간호사 1명 등 5명이 숨졌다. 나머지 1명은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사망자들은 모두 병원이 있는 4층에서 발견됐다.

화재 당시 병원 안에는 환자 33명과 의료진 13명 등 46명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불이 나자 소방당국은 4층 창문을 깨고 인명 구조작업을 벌였으나 투석을 받던 환자들은 제때 대피를 못 해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날 불이 3층에 있는 스크린골프장에서 시작돼 연기 등이 위층으로 번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불이 난 건물 1층에는 음식점과 사무실, 2∼3층에는 한의원과 사무실, 스크린골프장, 4층에는 병원이 있다.
화재 발생 직후 짙은 연기가 상부로 올라오면서 가장 위층에 자리한 병원에서 많은 사상자가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1∼3층에서도 연기를 들이마시는 등 다친 사람들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스크린골프장은 폐업을 앞두고 있어 며칠 전부터 영업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불이 난 건물의 한 관계자는 “장사를 하지 않은 지 좀 됐다”며 “조만간 철거 공사가 이뤄진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진술로 미뤄 스크린골프장 안에서 누전 등 전기적 요인으로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날 화재의 큰 불길은 오전 10시55분쯤 잡혔으며 1시간10여분 만인 오전 11시29분쯤 진화 작업이 완료됐다. 완진 이후 불길이나 검은 연기는 보이지 않았으나 건물 내부에 연기가 남아 있어 수색을 완료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앞서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10시31분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는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펌프차 등 장비 21대와 소방관 등 51명을 동원해 진화에 나섰다. 소방 관계자는 “경찰과 함께 자세한 발화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불이 난 건물은 일반 철골조의 연면적 2585㎡ 규모로, 2004년 1월 사용 승인이 난 1종 근린생활시설이다. 화재 피해를 본 4층 병원은 30병상 미만으로 2012년 개원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번 화재로 사상자가 발생한 데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기관은 사상자와 유가족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천시는 화재 직후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해 운영에 들어갔다. 김경희 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재난안전대책본부는 모두 8개 반, 20여명으로 편성됐다.
상황관리총괄반, 이재민구호반, 홍보대책반 등으로 꾸려져 팀별로 총괄 사고 대응, 이재민 지원, 수습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시 관계자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신속하게 가동해 사고 현장 대응과 수습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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