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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사이버공격 막고 데이터 보호… 우크라 “쌩큐, 빅테크 기업”

입력 : 2022-08-04 20:15:43 수정 : 2022-08-04 20: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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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폭격에 정부 데이터센터 파괴 불구
신속히 자료 백업받아 이웃나라 이송
토지등기·납세 기록 등 안전하게 보관
구글·AWS·마이크로소프트에 평화상
5G망 구축 중국 제외 유럽기업과 협상
러시아·중국선 표현의 자유 수호자로

서방에서는 시장 지배력과 독점 문제 등으로 거센 비판에 직면한 빅테크 기업들이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는 깜짝 병기로 활약하고 있다.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에 든든한 보호막을 제공하고, 표현의 자유 수호를 위해 당국의 정보통제 명령 등에도 굴복하지 않고 있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침공 직전인 지난 2월 사설 클라우드 업체들이 정부 자료를 국경 밖으로 가지고 갈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어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구글 등 주요 정보기술(IT) 대기업과도 웹하드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

이런 발빠른 행보는 신의 한 수가 됐다. 며칠 뒤 러시아 침공이 시작됐고, 미사일 폭격으로 정부자료가 보관돼 있던 키이우의 데이터 센터가 파괴됐으나 이로 인한 데이터 피해는 없었다. 미하일로 페도로우 우크라이나 정보부 장관은 “백업 자료들이 이미 다른 유럽 국가들에 이송된 상태였기 때문에 안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인 AWS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단 며칠 동안 스노볼(Snowball)이라는 여행가방 크기의 저장장치를 이용해 토지 등기부터 납세 기록에 이르는 정부자료를 신속히 다운로드해 백업한 뒤 안전한 곳으로 옮겨 클라우드에 업로드했다.

이 작업에 참여한 직원 리암 맥스웰은 “그 자료가 현재 어디에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며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장소에 있을 것이고, 알 필요가 있는 사람들은 어디 있는지 알 것”이라고 말했다. AWS는 “암호화 등을 통해 아마존 내부 직원은 물론 외부인들로부터 고객 자료를 철저히 보호하고 있다”며 “이는 AWS의 가장 강력한 장점 중 하나이며, 미국 정부의 데이터 통제 법률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WSJ는 “미국과 유럽에서는 기술공룡들이 논쟁을 낳고 있지만 우크라이나에서 수행 중인 역할로는 이들이 러시아, 중국과 경쟁하는 서방의 핵심 자산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는 이들 기업에 고마움을 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에 맞서 우크라이나 컴퓨터 시스템을 지키는 데 도움을 주고, 러시아와 사업 관계를 일부 단절한 구글에 평화상을 줬다. AWS와 마이크로소프트에도 유사한 상을 수여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 등 거대 기술기업들이 해외에서 이렇게 영업하는 것은 미국의 가치와 법을 반영한 결과라고 WSJ는 짚었다. 표현의 자유를 헌법으로 보장하고, 데이터 보호를 법률로 규정하는 미국의 기업은 러시아나 중국에 가더라도 당국의 게시물 삭제, 자료 접근 명령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해외에서 영업할 때도 본국 관행을 따르기 마련이라서다.

이는 빅테크 기업들이 무한 경쟁 시장에서 글로벌 영향력 확대를 위해 신뢰성을 주요 전략으로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구글이 최근 러시아에서 ‘전쟁 관련 게시물을 삭제하라’는 정부 지침을 거부하고 거액의 벌금을 부과받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비용이 들더라도 장기적으로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는 선택을 하는 것이다.

가치를 앞세우는 이런 전략은 우크라이나로부터 응답을 받고 있다. 페도로우 장관은 최근 우크라이나의 5세대(5G) 망 구축을 위해 스웨덴 에릭손, 핀란드 노키아와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우크라이나에 다량의 통신 장비를 공급해 왔지만, 현재 중국은 러시아를 지원하고, 스웨덴과 핀란드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페도로우 장관은 “우리는 동일한 가치를 공유하는 기업, 국가와 협력한다”고 강조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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