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로 내리는 학제개편 방안을 발표한 뒤 사회적으로 반발 여론이 거센 가운데 “여론을 수렴하겠다”던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기자들을 피해 도망가는 모습을 보여 논란이 되고 있다. “열린자세로 공론화 과정을 거치겠다”던 약속과 배치되는 태도다.

4일 박 부총리는 정부세종청사에서 2학기 학사 방역 관련 브리핑을 가졌다. 통상 브리핑 후에는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갖지만, 이날 오전 교육부는 돌연 “박 부총리는 브리핑만 하고 질문을 받지 않고 자리를 뜨겠다”고 공지했다. 브리핑은 약 일주일전부터 예정된 자리였으나 교육부는 “서울에 비공개 일정이 잡혔다”며 “시간이 없어 질문을 받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근 학제개편 방안 발표가 이슈가 된만큼 논란이 될 수 있는 질문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박 부총리가 보도자료를 읽은 뒤 자리를 뜨려하자 브리핑에 참석한 기자들이 “질문을 받아달라”고 외쳤지만 박 부총리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황급히 브리핑룸을 떠났다.
질문을 받을 시간이 없다던 박 부총리가 다시 기자들을 만난 것은 10여분 뒤 박 부총리의 집무실 앞에서다. 집무실 앞에 서있던 기자들이 박 부총리에게 “여론을 수렴한다면서 왜 질문을 받지 않는가”, “학제개편방안 여론이 좋지 않다면 사퇴할 용의가 있나”등의 질문을 던졌지만 박 부총리는 여전히 입을 다문채 급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이 과정에서 취재진과 교육부 직원 등이 뒤엉켜 박 부총리의 신발이 벗겨지는 상황도 연출됐다.
쏟아지는 질문에도 아무런 답을 하지 않던 박 부총리는 기자들에게 휴가를 가라는 듯 “좀 쉬고 오시면 답변해드리겠습니다”란 말을 남기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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