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6개 해역·공역서 실탄 훈련
대만 마주보는 푸젠성 전차 등장
中 “대만 도발 땐 피 흘리게 될 것”
“美·中 한국전쟁 이래 최대 위기”
펠로시 3일 방한 4일 국회 방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강행 여파로 중국군이 4일부터 대만에 대한 전방위 포위 무력시위에 나섬에 따라 향후 수일이 이번 사태의 중대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양안(兩岸: 중국과 대만)의 무력충돌이 현실화할 경우 미·중 대립이 격화해 한반도에도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중국군이 4일 낮 12시부터 7일 낮 12시까지 대만 주변 6개 구역의 해역과 공역(空域)에서 중요 군사훈련과 실탄사격을 실시할 것이라고 중국 신화통신이 3일 보도했다.

타이베이=AFP연합뉴스
통신이 공개한 위도·경도와 지도에 따르면 훈련 구역은 대만을 360도 포위하는 형태로, 대만이 주장하는 대만해협 중간선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하는 영역도 설정되어 있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3일 펠로시 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 위협에 대해 “대만은 지속적이고 의도적으로 고조되는 군사적 위협에 물러서지 않고 민주주의를 위한 방어선을 지키며 전 세계 민주 국가들과 단합하고 민주적 가치를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후 양안 긴장은 오히려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홍콩 명보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이번 위기의 서곡으로, 미·중은 한국전쟁 이후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며 “신냉전 시대 미·중은 첫 번째 중대한 위기를 맞았다”고 평가했다.
현지 소식통은 세계일보에 “현재 대만을 마주 보는 푸젠(福建)성 샤먼(厦門) 시내 일원은 전차와 병력이 대거 배치돼 살벌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이 4일부터 실시하겠다고 예고한 군사훈련 대상 해역에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 포함돼 있다”며 “실탄사격 훈련이라는 군사 활동의 내용도 고려해 중국 측에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또 대만 도착과 동시에 워싱턴포스트(WP)에 공개된 기고문을 통해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을 강화하면서 혹독한 인권 기록과 법치에 대한 무시는 지속되고 있다”며 “대만 방문을 통해 우리는 대만이 자유와 민주주의가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을 재확인하는, 우리의 약속을 이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대만 문제에서 도발해 문제를 일으키고, 중국의 장대한 발전을 지연시키고, 중국의 평화적 굴기를 파괴하려는 시도는 완전히 헛된 일이며, 반드시 머리가 깨져 피를 흘리게 될 것(頭破流血)”이라고 경고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4일 국민의힘 권성동,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와 함께 국회 접견실에서 펠로시 의장을 만난 뒤 오찬을 함께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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