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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적 폭력 홀로 맞선 안중근의 청춘 그려”

입력 : 2022-08-03 20:21:08 수정 : 2022-08-03 20: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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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신작 ‘하얼빈’ 기자간담회
안중근 소설 쓰는 건 일생의 소망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집필
이토 저격 순간과 전후 시기 초점
동양평화 현재에도 큰 위기 처해
안중근 그의 시대에 가둬선 안돼

소설가 김훈은 지난해 몸이 아팠고, 올해 초에야 건강을 회복했다. 몸을 추스르고 나서 여생의 시간을 생각했다. 더는 미루어 둘 수가 없다는 어떤 절박함이 벼락처럼 “그를 때렸다”. 안중근의 빛나는 청춘을 소설로 쓰는 건, 고단한 청춘의 소망이었다. 대학시절, 이순신의 ‘난중일기’와 함께 일본인이 작성한 안중근 신문 조서를 읽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충격을 받았다.

소설가 김훈이 안중근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 ‘하얼빈’을 내고 3일 서울 합정역 부근 한 커피숍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우덕순과의 만남이 아름답게 생각됐습니다. 두 사람은 이때 열흘 후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가 하얼빈에 온다며 함께 죽이러 가자고 뜻을 모으면서도, 대의명분이나 준비 정도 등은 한마디도 토론하지 않았어요. 인간 사상의 밑바닥은 매우 혼란스럽고 무질서한 것들을 포용하고 있겠지만, 그 사상을 배경으로 혁명에 나서는 자들의 몸가짐은 이렇게 가벼운 것이구나, 이런 것들이 혁명의 추동력이고 삶의 열정이로구나 하는 생각을 했지요.”

그는 이때부터 안중근을 소설로 쓰고 싶었다. 밥벌이를 하는 동안 틈틈이 자료와 기록을 찾아보았다. 특히 이토 히로부미의 스승 요시다 쇼인이 가르친 스쿨이 있는 야마구치현 하기를 찾는 등 이토의 족적을 찾아서 일본 여러 곳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하지만 오랫동안 소설을 쓰지 못했다(그는 이를 “방치”라고 표현했다). 그건 밥벌이를 하느라 바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청년 안중근의 에너지를 감당해낼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김훈은 그럼에도 덜 만족스럽더라도 빨리 소설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올해 1월 1일부터 서둘렀다. 대신 안중근과 이토 전 생애가 아닌 저격 직후 시기로 압축해 쓸 수밖에 없었다.

소설가 김훈이 안중근 의사를 소재로 한 장편소설 ‘하얼빈’(문학동네)을 내고 3일 서울 합정역 부근 한 커피숍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소설은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에서 안중근이 이토를 저격한 순간과 그 전후의 짧은 나날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청년 안중근은 그 시대 대세를 이루었던 세계사적 규모의 폭력과 야만성에 홀로 맞선 서른하나의 청년이었다”며 “특히 이토를, 안중근의 총에 맞아 죽어 마땅한 쓰레기 같은 인물이 아니라 문명 개화라는 대의와 약육강식이라는 야만성을 동시에 내면에 지닌 인물로 그리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칼의 노래’ 이순신과 ‘하얼빈’ 안중근에 대해 “제 소설 속의 이순신은 근왕주의가 없는 인물로 절망적인 상황에서 그것을 들이받고 나가는 인물인 반면, 안중근은 동양 평화라는 희망의 목표를 갖고 싸운 사람”이라고 비교했다.

김 작가는 그러면서 “안중근 시대에 비해 지금 우리는 더욱 고통스러운 시대에 살고 있다. 세계 강국이 된 중국과 핵무장한 북한의 군사동맹, 일본의 군사대국화와 미국과의 동맹 때문에 동양 평화가 정말로 위기에 처해 있다”며 “안중근을 그의 시대 안에 가두어놓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용출 선임기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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