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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외환위기급’ 물가상승률 기록…금리 인상 기조 속 증시 주변자금은 한 달 새 4조↓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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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8-03 07:00:00 수정 : 2022-08-02 19:3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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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3%를 기록하며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6%대의 고물가가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크지만 물가 흐름이 예상 범위에 있는 만큼 이달 말 한국은행의 대응은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대신 ‘베이비스텝’(〃 0.25%포인트 〃)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채소류 가격 1년 전보다 25.9% 급등…밥상 물가 자극

 

2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74(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6.3% 올랐다. 지난 6월 6.0%로 23년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7월 더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두 달 연속 6%대 이상 물가상승률을 기록한 것도 1998년 10월(7.2%)과 11월(6.8%)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작년 같은 달보다 6.3% 올랐다. 특히 폭염과 잦은 비 영향으로 채소류 가격이 25.9% 급등했다. 배추 가격은 1년 새 72.7% 급등했다. 사진은 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배추. 연합뉴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2%를 기록하며 3%대에 진입한 뒤 올해 3월(4.1%)과 4월(4.8%) 4%대로 올라섰고, 지난 5월에는 5.4%, 6월 6.0%를 기록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품목성질별로 보면 7월 물가상승을 주도한 건 공업제품과 개인 서비스 부문이었다. 공업제품은 전년 동월과 비교해 가공식품이 8.2%, 석유류가 35.1% 각각 오르면서 8.9% 올랐다. 다만 석유류는 전달(39.6%)보다 상승 폭이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개인 서비스는 6.0% 올라 1998년 4월(6.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중 외식 물가는 1년 전보다 8.4% 뛰어 1992년 10월(8.8%) 이후 29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농·축·수산물은 7.1%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지난달은 폭염과 함께 잦은 비도 이어지면서 채소류 가격이 25.9% 급등하며 밥상 물가를 자극했다. 배추(72.7%), 오이(73.0%), 상추(63.1%) 등의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다만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 유가 급등 등 물가상승을 주도했던 대외적 요인들이 다소 완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지난해 8, 9월 물가 상승률이 높았던 데 따른 역기저효과도 작용할 것으로 보여 8월에는 물가 오름세가 그렇게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관측했다. 올해 들어 1월과 2월에 0.6%, 3∼5월에 0.7%를 기록하던 전월 대비 상승률이 6월에 0.6%, 7월에 0.5%로 다소 둔화하는 흐름을 보이기 시작한 것도 긍정적인 시그널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단시간 내에 물가상승률이 6%대 아래로 내려오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에너지 가격을 중심으로 한 수입물가 상승과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국제 유가·식량가격 다소 안정적 추세…“6%대 상승률 예상 부합”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다소 주춤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번 인플레이션의 주된 동력이던 국제 유가와 국제 식량 가격이 다소 안정적인 흐름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배럴당 120달러 수준까지 치솟았던 두바이유 가격은 최근 100달러 근방으로 내려앉았다. 국제 원자재 및 곡물 가격 또한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 안팎에서는 3분기 말(9월)이나 4분기 초(10월)쯤 물가가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왔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지난달 말 “추석 즈음 일정 부분 상승 압력이 있을 수 있지만, 3분기 말이나 4분기 초에는 물가가 정점을 나타내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비슷한 전망을 하면서 “물가가 정점을 찍은 뒤 급속히 떨어지지 않고 완만히 떨어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지만, 상승세가 둔화하는 등 인플레이션 상황이 예측 범위를 벗어나지 않음에 따라 이러한 전망은 유효하다.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주재한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월에 이어 6%대를 나타낸 것은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라며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진 가운데 고유가 지속, 수요 측 물가 압력 증대 등으로 앞으로도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6%를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파른 물가상승률 속에도 휘발윳값은 안정세를 찾아가는 가운데 2일 대구 시내 한 주유소에 1천600원대에 진입한 가격표가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의 전개 양상과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추이 등이 불확실성 요인으로 남아 있다. 한은은 구체적으로 국제 유가와 곡물 가격의 경우 여전히 공급 측면의 상방 압력이 있고, 수요 측면에서 외식, 여행·숙박 등 관련 개인서비스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한은 ‘빅스텝’ 기대인플레 안정 목적…두 달 연속 가능성은 작을 듯

 

고물가에 대한 대응 필요성이 여전한 만큼, 오는 25일 한은 금통위에서 추가 금리 인상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불확실성이 예상외로 확대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두 달 연속 빅스텝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은이 지난달 사상 첫 빅스텝을 단행한 건 물가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강해져 추가적인 물가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가장 컸다. 이날 공개된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한 위원은 “현재 경제 상황에서 통화정책이 가장 우선시할 부분은 물가상승 압력을 줄이고 기대인플레이션율을 안정시키는 것”이라며 “지금 물가상승 기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우리 경제가 장기적으로 더 큰 비용을 치러야 한다”고 경고했다. 다른 위원도 “특히 기대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상승하는 가운데 정액 급여를 중심으로 임금 상승세가 높아지고 있어, 기대인플레이션과 실제 물가 간의 악순환적 상호작용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증시 주변 자금은 급감…한 달 새 4조4512억원 줄어

 

지난달 증시 주변 자금이 4조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 속 증권사보다는 정기예금이나 적금에 자금을 옮긴 개인투자자들이 많은 탓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증시 주변자금은 146조8083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일의 증시 주변자금이 151조2595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한 달 새 4조4512억원이 감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의 기준에 따르면, 증시 주변자금은 투자자예탁금, (장내)파생상품거래 예수금, 환매조건부채권(RP)매도 잔고, 위탁매매 미수금을 합한 것이다. 투자자예탁금은 개인투자자가 증권사에 맡긴 주식 매매 자금을 의미한다. 파생상품거래 예수금 역시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 거래를 위해 증권사에 맡겨진 대기 자금이다. RP는 금융기관이 일정 기간 후 확정금리를 보태 되사는 조건으로 발행하는 채권으로, 주식 투자금으로 쓰일 수 있는 단기 자금을 조달하는 거래 방식으로 활용된다.

 

지난 한 달간 증시 주변 자금 중 가장 많이 감소한 것은 투자자예탁금이었다.

 

지난달 1일 58조7383억원이었던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29일 기준 54조2590억원으로 약 4조5000억원가량이 감소했다. 이는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자금을 빼내, 다른 투자장소로 이동했음을 의미한다. 국내 증시가 올해 상반기 계속해 약세를 기록하자 개인투자자들이 견디지 못하고 빠져나갔다고 분석할 수 있다. 

 

반면, 증권사들이 빌려주는 대출인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이 기간 17조9892억원에서 18조5619억원으로 60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주식시장에 ‘대기’하는 자금들은 상당수 빠져나갔지만, 돈을 빌려 ‘투자’하는 자금은 늘어난 셈이다. 이는 지난달 코스피가 하락장에서 반짝 상승한 ‘베어마켓 랠리’ 영향이다. 코스피는 7월 한 달간 5.1% 상승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적극적인 개인투자자들은 신용거래융자 잔액을 늘리는 등 투자를 늘렸지만, 일반적인 개인투자자들은 자금을 줄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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