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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갈색병’ 공식 과감히 파괴… 1초당 28병 팔렸다 [K브랜드 리포트]

입력 : 2022-08-03 01:00:00 수정 : 2022-08-02 19: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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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하이트 진로 ‘테라’

출시 3년여 만에 28억8000만병
전세계 맥아 테스트 거쳐 호주산 ‘찜’
CO₂ 주입 않고 리얼탄산 100% 사용
청량하고 상쾌… 연구 5년 만에 결실
250여개 병 조사… 과감히 녹색 적용

굿즈 마케팅, MZ세대 사로잡다
숟가락 모양의 전용 병따개 품귀현상
소맥 제조기 ‘테라 타워’는 30초 완판
맥아 포대 재활용 굿즈로 친환경 동참
골프 용품·샴푸 업계와 협업도 적극적

지난달 28일 저녁 서울 압구정 로데오 거리. 화려한 전구 불빛이 여기저기 켜진 거리는 휴가철이 무색할 만큼 많은 사람들이 오갔다. 한 식당을 방문하자 주류 냉장고 문에 “테라 스푸너 가져가지 마세요”라고 쓴 종이가 붙어있다. ‘핫플’로 꼽히는 또 다른 식당에서는 소맥제조기인 ‘테라 타워’로 ‘테진아(테라+진로)’를 제조 중인 2030 일행이 눈에 띄었다.

최근 MZ세대 핵심 상권으로 부활한 압구정 로데오 거리는 주류 회사 사이에서도 중요도가 부쩍 높아진 ‘S급 상권’이다. 테라의 제조사인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최근 압구정 로데오 거리가 MZ세대 사이에서 ‘핫하다’고 떠오르면서 상권을 잡기 위한 업계 내 쟁탈전도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도 여러 주류 회사에서 나와 압구정 로데오 거리 일대 식당을 돌며 맥주 판촉이 한창이었다. 압구정 로데오 영업을 담당하는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테라 맥주와 함께 굿즈를 찾는 손님들이 많아 식당 영업주들로부터 테라 굿즈를 구해달라는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의 청정라거 ‘테라’가 차별화된 맛과 마케팅을 필두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1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2019년 3월 시장에 첫선을 보인 테라는 출시 3년여(올해 6월 20일 기준) 만에 판매량 28억8000만병을 돌파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환산하면 1초당 28병이 판매된 셈이다. 이는 하이트진로의 모든 맥주 브랜드 중 가장 빠른 판매 속도다.

◆‘맥주=갈색병’ 공식 깨며 맥주 시장 흔들어

테라는 하이트진로가 ‘맥주 시장의 판도를 바꿔보자’는 마음으로 의기투합해 5년간 연구 끝에 출시한 제품이다. 수십 번의 주질 개발에 이어 2200여명의 맛 테스트를 거쳤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테라는 원료, 공법, 패키지 3가지를 혁신한 제품”이라며 “특히 원료와 공법에 가장 큰 노력을 들였다”고 말했다.

우선 가장 청정한 원료를 찾기 위해 맥주의 핵심 원료인 맥아에 집중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전세계 거의 모든 맥아를 테스트했다. 그 결과 찾아낸 것이 호주 청정맥아”라고 말했다. 테라는 청정 지역인 호주에서 수매한 맥아만을 100% 사용하고 있다. 발효 공정에는 자연 발생하는 ‘리얼 탄산’ 공법을 적용했다. 이 공법은 맥주 거품이 조밀해 탄산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일반적인 맥주는 부족한 탄산을 채우기 위해 인위적으로 이산화탄소(CO₂)를 주입하기도 하지만, 테라는 발효과정 중 자연 발생한 리얼탄산만을 100%사용한다”며 “테라의 탄산이 인위적인 따끔거림이 아닌 기분 좋은 청량함과 상쾌한 맛을 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패키지도 기존 국내 맥주에서는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시도를 했다. ‘맥주=갈색병’이라는 공식을 과감히 깨고 녹색을 적용했다. ‘청정 라거’의 이미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이다. 병목에 있는 토네이도 모양의 시그니처 패턴은 테라의 청량감을 형상화했다. 하이트진로는 이 과정에서 전세계 250여개의 맥주병을 조사하고 시그니처 패턴 80여종, 라벨 100여종을 검토해 현재의 테라 패키지를 최종 결정했다.

테라는 출시 초기 ‘테슬라(테라+참이슬)’ 조합으로 불리며 직장인과 대학생들 사이에서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테슬라 모르면 아재’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하이트진로가 ‘진로이즈백’을 출시하면서는 ‘테진아(테라+진로)’라는 새로운 조합도 탄생했다.

◆병따개 ‘스푸너’ 이어 소맥제조기 ‘테라타워’ 흥행

테라 굿즈를 활용한 마케팅은 소비자들이 테라를 더 친근하게 느끼게 하는 인기 요소 중 하나다. 하이트진로가 지난 5월 말 11번가와 함께 진행한 ‘테라 한정판 굿즈전’ 라이브 방송은 ‘30초 완판’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 라이브 방송의 누적 시청자 수는 150만명, ‘좋아요’는 27만6000회.

하이트진로는 소맥 제조기인 테라 타워(토네이도 소맥타워)를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최초 공개했다. 버튼을 누르면 25초간 최대 1800RPM으로 모터가 회전해 맥주와 소주를 섞는 원리다. 테라 타워 하나에 보통 테라 3병, 소주 1병이 들어간다. 소맥이 섞이는 과정에서 테라의 시그니처 비주얼인 토네이도가 형성돼 시각적인 즐거움도 얻을 수 있다.

숟가락 모양의 테라 전용 병따개인 스푸너는 올 초 출시 직후 ‘품절템’ 반열에 올랐다. 스푸너는 스푼과 오프너의 합성어다. 병따개가 없을 때 숟가락으로 맥주 병뚜껑을 따는 회식 문화에서 착안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스푸너는 성인남녀의 평균 손 너비 142㎜를 고려해 제작됐다. 33도 각도에서 땄을 때 110㏈의 청량한 사운드를 탄생시키는 ‘인체고막적’ 설계를 적용했다”면서 “27N(뉴톤)의 힘이 필요했던 기존 병따개와 달리 숟가락 들 힘(8N)만 있으면 누구나 가뿐하게 딸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스푸너 관련 온라인 바이럴 영상이 1000만 조회수를 돌파하자 판촉물로는 최초로 공중파 TV광고를 내보내기도 했다.

이 같은 스푸너의 인기에 힘입어 오리지널인 녹색 스푸너뿐 아니라 이름 등 원하는 문구를 새긴 ‘골드(18k도금) 스푸너’ 등으로 종류를 다양화하며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특히 올해 리오프닝으로 3년 만에 각 대학 축제가 재개되자 파란색, 빨간색 등 각 대학의 ‘상징색’으로 제작한 맞춤형 ‘한정판 스푸너’를 축제 기간 선보였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매출 타격도 리오프닝과 함께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지난 4월 18일부터 한 달간 테라의 유흥시장 출고량은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20년 동기대비 9% 증가했다. 거리두기 해제 이전 한 달(3월18일∼4월13일)간과 비교했을 때는 95% 급상승한 수치다.

◆테라X골프용품, 샴푸 등 이종업계와 협업 활발

테라는 골프용품, 레깅스, 샴푸 등 이종업계들과 경계를 허무는 협업도 이어나가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3월 퍼스널케어 브랜드 쿤달과 함께 ‘쿤달X테라 맥주효모 탈모샴푸’를 출시했다. ‘유기농 보리씨’, ‘맥주효모 추출물’, ‘식물유래 계면활성제’ 등 건강한 성분을 활용해 테라의 청정 가치와 건강한 라이프를 지향하는 쿤달의 브랜드 가치를 함께 담았다.

MZ세대에게 골프가 트렌드로 떠오르자 지난 5월에는 골프 브랜드 ‘어뉴’와 협업해 스탠드백, 골프장갑, 버킷햇, 아이스백, 앵클삭스 등 골프용품 6종을 선보였다. 친환경 트렌드를 반영해 맥아 포대를 재활용한 물건들도 만들었다. 테라사이클, 누깍, 큐클립프와 협업한 업사이클링 백 등이 대표적이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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