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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 男하사 침 핥아라” 강요…故 이예람 중사 부대서 또 성추행 폭로

입력 : 2022-08-02 16:11:01 수정 : 2022-08-02 16: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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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서 또 성추행 사건 불거져
‘장기복무’ 빌미로 준위가 하사 성추행
확진자와 접촉 강요로 감염돼 피해자 입건
공군 “심려 끼쳐 사과…엄중히 처리할 것”
김숙경 군인권센터 부설 군성폭력상담소장이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군15비 여군 하사 성폭력 사건과 관련된 내용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선임에게 성추행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이예람 중사가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공군부대에서 여군 하사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군 인권 시민단체인 군인권센터 부설 군성폭력상담소는 2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예람 중사가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부대인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에서 20대 초반 A 하사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해당 부대는 20비에서 성추행을 겪었던 이 중사가 전출돼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곳이다. 가해자는 이 중사가 숨진 이후인 2021년 7월 새로 부임한 B 준위(44)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올해 1월 시작된 성폭력은 피해자인 A 하사가 4월 피해 신고를 할 때까지 이어졌다.

 

B 준위는 안마를 해준다는 핑계로 A 하사의 어깨와 발을 만지거나 A 하사가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윗옷을 들쳐 부항을 놓는 등 성추행을 저질렀다.

 

지난 4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된 남자 하사와 입을 맞추고 혀에 손가락을 갖다 대라고 지시했으며, A 하사가 이를 거부하자 자신의 손등에 남자 하사의 침을 묻힌 뒤 피해자에게 이를 핥으라고 강요했다.

 

A 하사는 B 준위의 강압에 못 이겨 남자 하사가 마시던 음료수를 마셨고, 3일 후 코로나19에 감염됐다.

 

B 준위는 “나랑은 결혼 못 하니 대신에 내 아들이랑 결혼해서 며느리로라도 보고 싶다”, “장난이라도 좋으니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싶다”, “남자친구와 헤어졌으면 좋겠다” 등 성희롱 발언도 일삼았다.

 

또 B 준위는 A 하사가 성추행·성희롱 상황을 피하거나 거부 의사를 표현할 때면 통상적인 업무에서 A 하사를 배제하는 등 불이익을 주기도 했다고 군인권센터는 주장했다.

 

지속적인 괴롭힘에 A 하사는 지난 4월14일 공군 양성평등센터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B 준위는 이튿날 군사경찰대에 입건됐으며 같은 달 26일 구속됐다. B 준위는 성추행과 성희롱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신고 직후에도 군의 부실 대응이 이어졌다고 군인권센터는 지적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군은 피해자의 신고 직후 B 준위를 다른 부대로 전출·파견하지 않고 4월 16~17일 정상적으로 업무를 보게 했다.

 

B 준위가 구속 전인 4월21~22일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피해자를 협박하고 회유하는 등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도 이뤄지지 않았다.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1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5월2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추모의 날에서 추모객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성남=연합뉴스

 

이외에도 A 하사는 B 준위에게서 피해를 당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 때문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도 했다. 성추행 수사를 하던 군사 경찰이 코로나19에 확진됐던 남자 하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다가 A 하사가 확진자 격리 숙소에 갔다는 사실을 인지했고, 그를 주거침입과 근무 기피 목적 상해 혐의로 입건해서다.

 

A 하사는 당시 격리 숙소에 가자고 하는 B 준위를 약 40분간 설득했지만, 강요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동행하게 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군 경찰은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군검찰에 넘겼다.

 

A 하사에 대한 부대 내 2차 가해도 이어졌다고 한다. 군인권센터는 A 하사, B 준위와 같은 반에서 근무하는 C 원사는 앞서 A 하사가 성추행 피해 신고를 했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B 준위에게 알려줬다고 전했다.

 

이에 A 하사는 올해 6월 C 원사를 공군 수사단에 신고했으나, 군은 C 원사를 A 하사와 분리하지 않았다. A 하사는 청원 휴가를 냈고 현재까지도 군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인권센터는 “피해자는 공군항공과학고등학교 출신이 아닌 부사관 후보생이고 가해자보다 계급·나이·성별 등 모든 면에서 약자”라며 “가해자는 장기복무를 시켜준다는 빌미로 피해자를 조종하고 통제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신고 후 상황을 보면 과연 공군이 불과 1년 전 성추행 피해로 인한 사망사건을 겪고 특검 수사까지 받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는 게 맞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공군 측은 “이번 성추행 사건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부대는 가해자에게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는 고지를 했다”며 “신고 이튿날인 4월 16∼17일 업무에서도 배제하도록 했으며, 해당 기간 피해자는 휴가 중이어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실질적으로 분리가 됐다. 18일에는 B 준위를 다른 부대로 파견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본 사건을 법과 규정에 따라서 엄중하게 처리할 것이며, 수사과정에서 억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민간 자문위원으로 구성된 수사인권위원회에도 자문을 구할 예정”이라면서 “해당 부대는 지난 4월 A 하사의 성폭력 사건 신고 직후 가해자를 구속해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며, 매뉴얼에 따라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는 등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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