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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여당 100일도 안 돼 추락… ‘비대위 체제’ 두고 내부 파열음

입력 : 2022-08-02 06:00:00 수정 : 2022-08-02 08: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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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대행체제’ 추인 21일 만에
이준석계 “權 퇴진” 반발… 여진 예고

국민의힘이 1일 의원총회를 열어 당의 현 상황을 ‘비상상황’으로 규정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를 추인한 지 21일 만에 결국 비대위 체제로 선회했지만, 친이(친이준석)계의 반발에 따른 여진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양금희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들의 사퇴로 인해 당이 비상상황인지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모았다”며 “비상상황이라고 하는 의견에 극소수 의원을 제외하고 모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의총에는 국민의힘 의원 89명이 참석했다. 반대 의견을 낸 1명은 김웅 의원으로 알려졌다. 조해진 의원은 이준석 대표가 복귀할 여지를 남겨둬야 한다는 의견만 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기 위해 단상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의총으로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은 힘을 받게 됐다. 양 대변인은 “당헌·당규 96조에 따르면 비상 상황일 때 비대위를 가동할 수 있다”며 “의총은 의견을 모으는 과정이고, 실제 비대위 발족과 관련된 의결은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에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권 대표는 의총 모두발언에서 “당이 비상상황에 직면했다. 돌파를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의총 전 릴레이 간담회에서 현재 혼란을 극복할 수 있는 현실적 방법은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이라는 다수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부터 초선, 재선, 3선 이상 중진별 간담회를 거쳐 의총을 열었다. 초선 의원들은 이날 당 비대위 체제 전환에 공감했다. 반면 중진 의원 간담회에서는 신중론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친이(친이준석)계 측은 권 직무대행 사퇴를 촉구하며 반발했다. 친이계인 정미경·김용태 최고위원은 이날 권 직무대행의 원내대표 퇴진을 촉구하며 비대위 체제에 반대 의견을 고수했다. 김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비상’이라는 수사로 국민과 당원이 부여한 정당성을 박탈하겠다는 생각은 민주주의의 역행“이라며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 대표도 페이스북에 “고민이 많을 땐 당원 가입을 하면 된다”는 짧은 말과 함께 온라인 가입 링크를 공유했다.

국민의힘 김용태 최고위원. 연합뉴스

다만 비대위 전환의 마지막 관문인 전국위 의장 서병수 의원이 전국위 소집 가능성을 밝히면서 결국 비대위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서 의원은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헌·당규상 비대위 전환은 근거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고위가 소집 의결을 하거나, 상임전국위원 소집 요구가 있을 경우 전국위 개최를 거부할 수 없다고 밝혔다.

 

◆權, 비대위 구성 ‘속도전’에 서병수 “요건 되면 전국위 소집”

 

국민의힘이 집권여당이 된 지 100일도 안 돼 구심점을 잃은 채 끝없는 나락으로 추락하고 있다.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이른바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의 비상대책위원회 도입 요구를 수용했지만, 곧장 비대위 불가론이 당내에서 제기되면서 당내 자중지란이 펼쳐졌다. 국민의힘은 1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비대위 도입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당헌·당규상 비대위 출범 조건, 비대위원장 임명 절차 등을 놓고 이견이 나오면서 비대위 체제로의 실제 전환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의총을 열고 현 상황을 비대위 도입이 불가피한 ‘비상 상황’이라고 결론 냈다.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당대표 ‘궐위’가 아닌 ‘사고’ 상태이고, 최고위원들이 사퇴 의사를 계속 표명해 몇 분 남지 않아 (최고위) 기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대표) 사고 상황과 (최고위) 기능 작동이 안 되는 상황을 합하면 ‘비상 상황’으로 봐야 한다. 그 부분에 대해 총의를 모은 것”이라고 했다.

지난 7월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의 문이 닫혀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당헌·당규 해석이 분분한 상황에서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당헌·당규상 비대위 구성 요건은 당대표가 ‘궐위’ 상태이거나, 최고위 기능이 상실되는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대표가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상황을 ‘사고’로 판단했다. 남은 건 최고위 기능 상실에 대한 해석이다. 이에 대해 기능 상실 조건을 최고위원 전원 사퇴냐, 과반 사퇴냐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박 원내대변인 설명은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비상 상황’으로 봐야 한다는 다소 애매한 논리여서 비대위 반대파의 저항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사퇴 선언을 이미 한 최고위원들을 모아서 사퇴는 했지만, 아직 사퇴서는 안 냈으니 최고위원들이 사퇴해서 비상 상황이라는 이야기를 표결한다는 것 자체가 제가 1년간 경험해 온 논리의 수준”이라고 적었다. 친이(친이준석)계 인사로 분류되는 정미경·김용태 최고위원도 반대하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나와 “이 대표가 사퇴하지 않는 한 비대위로 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도 CBS 라디오에서 “집권여당이 대통령실 심부름센터도 아니고, 다들 대의명분에 의해서 움직여야지 왜 그저 권력을 좇으려고 대통령실 의중을 찾느라 바쁜지 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고 했다.

 

무엇보다 비대위 출범을 위한 의결 권한이 있는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 소집부터 난관에 부딪힌 상황이다. 이날 의총에서 의원들은 현재 상황을 비상 상황으로 규정하고, 향후 논의를 비대위 전환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당장 권 직무대행은 2일부터 전국위 개최를 위한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국위 소집 권한이 있는 전국위 의장인 서병수 의원이 반대하고 있다. 전국위 개최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비대위원장 임명 권한은 최고위에는 없고 전국위 의결이 있어야 한다”며 “비대위 안건 상정 권한은 당대표 직무대행에게는 없고 전국위 의장에게만 있기 때문에 전국위 개최가 하나의 난관인 상황”이라고 했다.

 

서 의원은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의총에서 난상토론을 거쳐 ‘직무대행으로 가는 길밖에 없다’고 해서 지금 체제로 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 이후 하나도 상황 변화가 없다. 당헌·당규상의 근거도 없는데 다시 비대위로 전환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서 의원은 최고위 의결이 있거나 상임전국위원 25명 이상이 요청하는 등 의장 소집 외의 방법으로 전국위 소집이 요청된다면 “거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당 일각에선 ‘전국위’를 패싱하고 의총 결과만으로 비대위 구성을 추진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돼 자칫 당내 기구 권한을 놓고 ‘2차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김미애 의원은 “비대위는 궁여지책일 뿐이다. 신속히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태경 의원도 MBC 라디오에서 “다른 대안이 없다”며 비대위 도입론에 힘을 실었다. 다만 비대위 도입 시 이 대표의 당무 복귀가 어려워질 것을 우려하는 정·김 최고위원을 의식해 “직무대행 비대위로 성격을 규정하고, 이 대표의 당원권 정지 6개월이 끝나는 시점에 비대위를 종결하는 것으로 하면 된다”고 했다.

의총 참석한 權 직무대행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내려앉은 것을 두고는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화살을 돌렸다. 하 의원은 “저희들(국민의힘) 당대표 대행이 그만뒀는데, 같은 급의 비서실장 정도는 책임을 져야 되는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차기 비대위원장 후보로 정우택·정진석·조경태·주호영 등 5선 중진의원이 거론된다. 원외에선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꼽힌다.

 

◆權 직무대행 21일간 구설수 이어져… “원내대표도 내려놔라” 퇴진론 분출

 

국민의힘 일각에서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퇴진론이 분출하고 있다. 권 직무대행이 직무대행직뿐만 아니라 원내대표직도 사퇴해 당 혼란상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권 직무대행은 퇴진 압박 속에서 당을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 정상화 궤도에 올려놓아야 하는 막중한 과제를 떠안게 됐지만, 리더십 상실로 사실상 위기 극복을 위한 진두지휘는 어렵게 됐다.

 

권 직무대행 퇴진론은 비대위 체제에 반대하는 이준석 대표 측 인사들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들은 당헌·당규를 근거로 들며 퇴진을 압박하고 있다. 권 직무대행이 비대위 출범을 공식화하며 직무대행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는데, 직무대행직에서 물러나려면 원내대표직도 사퇴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 대표 직무대행에게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와 가까운 김용태 최고위원은 1일 CBS 라디오에서 “(권 직무대행이) 원내대표이기 때문에 직무대행을 하는 건데 원내대표는 유지하고 직무대행을 내려놓는다는 건 말도 안 되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대통령 사고 상황에 국무총리가 저는 국무총리직은 유지하고 직무대행은 안 하겠다고 하면 어느 국민이 납득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본인이 직무대행을 버거워하는 것 같으니 이제는 원내대표직도 내려놔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권 직무대행 퇴진론에 불을 붙였다.

 

정미경 최고위원도 이날 KBS 라디오에서 “이제 하다 하다 안 되니까 최고위 기능을 상실시키려고 순번을 정해 놓고 한 사람씩 사퇴한다”며 “권 원내대표는 원내대표는 하고 직무대행은 내려놓고”라고 지적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어 “원내대표를 내려놓으면 직무대행은 그냥 내려놓아진다”며 “상식도 없고, 공정도 필요 없는 것처럼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 직무대행 체제로 당이 운영된 지난 21일 동안 당에 구설수가 끊이지 않은 점을 들어 권 직무대행의 퇴진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권 직무대행은 장제원 의원과의 ‘형제의 난’,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 해명 과정에서의 ‘9급 공무원’ 발언, 윤석열 대통령 ‘내부 총질’ 문자메시지 유출 등 연달아 논란의 중심에 섰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원내대표를 포함한 지도부 전체가 누더기가 돼 당원과 국민들의 신뢰를 상실한 지금 지도부는 총사퇴하고 새로 선출된 원내대표에게 비상대권을 줘 이 대표 체제의 공백을 메꾸어 나가는 게 정도”라고 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연합뉴스

권 직무대행은 원내대표직 사퇴론을 일축하고 있다. 비대위 출범 후 직무대행직을 내려놓고 원내대표 업무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 직무대행은 이날 ‘원내대표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당내 의견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 답변을 하지 않았다.

 

권 직무대행이 원내대표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친윤(친윤석열) 의원을 중심으로 직무대행직과 원내대표직은 별개라는 여론이 형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병욱·배민영·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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