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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가격 고공행진에 ‘적자 수렁’… 年 무역수지도 빨간불

입력 : 2022-08-02 06:00:00 수정 : 2022-08-01 23: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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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 달째 무역적자… 14년來 최장

우크라전 장기화 원자재값 직격탄
원유·가스·석탄수입 88억弗 증가

대미 수출 100억弗 등 역대 최고
총수입액은 654억달러로 더 늘어

對中 무역수지도 석 달째 적자 기록
“규제개선 등 수출대책 8월 발표”

무역수지가 지난달까지 넉 달째 적자를 이어가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최장 기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액은 같은 달 기준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지만 ‘고공행진’ 중인 에너지 가격의 영향으로 수입액이 더 많이 늘어나면서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문제는 당장 에너지 가격 안정을 기대하기 어려워 무역수지 적자가 한동안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달 중 기업 지원방안 등을 담은 종합 수출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7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9.4% 증가한 607억달러였다. 이는 7월 기준으로 역대 최고액이다.

1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에서 컨테이너 선적 작업이 진행되는 모습. 뉴스1

수출은 2020년 11월부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해 3월부터는 17개월 연속 해당 월의 역대 1위 기록을 다시 쓰고 있다. 올해 들어 7월까지 누계 수출액은 4112억달러로 같은 기간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주요 품목 15개 가운데 7개의 수출액이 늘었다. 반도체가 112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1% 증가하며 수출액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석유제품은 86.5% 늘어난 67억2000만달러, 자동차는 25.3% 증가한 51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컴퓨터(-27.3%)·가전(-18.7%)·바이오헬스(-12.1%)·섬유(-9.6%) 등은 수출액이 줄었다.

 

주요 지역 9곳 중 5곳의 수출액이 증가했다. 미국에 대한 수출은 100억달러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고,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은 116억5000만달러로 9개월 연속 100억달러를 웃돌며 호조세를 이어갔다. 미국·인도는 월 기준 역대 1위, 아세안·유럽연합(EU)은 7월 기준 역대 1위다. 반면 중국에 대한 수출은 2.5% 줄었고 일본과 독립국가연합(CIS), 중남미 등도 감소했다.

 

지난달 수입액은 653억7000만달러로 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원유·가스·석탄 3대 에너지의 수입액은 185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97억1000만달러)보다 87억9000만달러 불어나며 수입액 증가세를 주도했다.

국내 산업생산을 위한 핵심 중간재인 반도체(25.0%) 수입도 크게 늘었고, 밀(29.1%)·옥수수(47.6%) 등 농산물 수입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수입 증가율은 지난해 6월부터 14개월 연속 수출 증가율을 웃돌고 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지난달 46억7000만달러(약 6조900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지난 4월부터 넉 달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무역수지가 4개월째 적자를 보인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6∼9월 이후 14년 만이다.

 

특히 대(對)중국 무역수지는 지난달 5억7000만달러 적자로 지난 5월(10억9000만달러 적자)과 6월(12억1000만달러 적자)에 이어 3개월째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이 코로나19 대유행을 막기 위해 지난 4∼5월 상하이, 베이징, 선전 등 주요 대도시를 전면 혹은 부분 봉쇄한 데 따른 영향이 크다. 대중 무역수지가 석 달 연속 적자를 보인 것은 1992년 이후 30년 만이다.

 

우리나라의 올해 1∼7월 누적 무역수지 적자액은 150억2500만달러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6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동민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이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7월 수출입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김아린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수입액이 급증했다”며 “수출은 호조세를 보이는 만큼 무역 자체가 어려워졌다기보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입이 더 늘어난 게 무역수지 적자 폭이 커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원자재 수입액 중 에너지 비중이 큰데, 에너지 가격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나라처럼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독일과 프랑스도 무역수지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데, 에너지 가격이 안정되지 않으면 이런(무역수지 적자)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 추세라면 우리나라는 2008년(132억7000만달러 적자) 이후 14년 만에 연간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수출이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정책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우리 산업과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정부는 지금 마주한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8월 중 그간 우리 수출기업의 활동을 제약해온 규제 개선과 현장 애로 해소 방안, 주요 업종별 특화지원 등을 망라한 종합 수출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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