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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발 거세자 ‘달래기’?… 정부 “만5세 입학, 확정 아니다” 후퇴

입력 : 2022-08-01 18:35:00 수정 : 2022-08-01 21:5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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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애 부총리 “사회적 합의 도출”
연령 하향안 반발 거세자 ‘달래기’
4년간 순차적 적용안도 수정 시사
“12년 걸쳐 단계 시행안 검토 가능”

“돌봄 인프라 부족한 현실과 괴리”
교육·학부모단체 용산서 반대회견

정부가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6세에서 5세로 한 살 낮추는 학제개편안에 대해 대국민 설문조사 등 사회적 합의를 전제하겠다며 급히 ‘진화’에 나섰다. 당초 4년 동안 3개월씩 취학을 앞당기는 안을 발표했지만 확정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교육계 등 반발이 거세자 한발 물러난 것인데, 유아·초등 교원부터 학부모까지 연일 반대 목소리를 키우고 있어 파장이 지속할 전망이다.

박순애 사회부총리겸 교육부 장관. 뉴시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일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 앞에서 예정에 없던 약식 브리핑을 열고 “(학제개편안은) 국가교육위원회 공론화 과정 등을 통해 올해 연말에 시안이 마련될 텐데 열린 자세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을 거치겠다”며 “너무 많은 우려를 하지 않아도 된다. 여러 고견을 경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교육 당국은 이달부터 학제개편과 관련해 전문가 간담회와 2만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규모 국민 설문을 준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된 ‘4년 동안 5개 학년 출생아 입학’ 시나리오 역시 변동 가능성을 언급했다. 박 장관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해마다 1개월씩 12년에 걸쳐 입학을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2025년에 2018년 1월∼2019년 1월생이 입학하고, 2026년에 2019년 2월∼2020년 2월생이 입학하는 식이다. 만 5세 유아들이 조기에 공교육체제로 들어오는 기조는 유지하되, 제도 연착륙까지 걸리는 과도기를 늘려 충격파를 최소화하겠다는 의미다. 박 부총리는 “‘4년’이 확정되고, 그것을 꼭 하겠다는 취지는 아니다”라며 “더 나은 대안이 있다면 언제든지 그 대안으로 목표를 이룰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정부는 열린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교육부가 지난달 29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초등학교 입학 연령 하향이 골자인 학제개편안을 보고한 뒤 교육계에선 유아 발달단계나 돌봄 현황 등을 고려하지 않은 졸속행정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비롯한 40여개 교육·보육·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학제개편안 철회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아이들의 삶과 성장에 큰 상처를 주고, 영유아교육과 보육체계를 붕괴시키는 매우 잘못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은 ‘초등 취학 연령 하향 반대’ 공동요구서를 대통령실, 교육부, 국회 교육위원회에 전달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는 2일부터 1인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 교육·보육·시민사회단체들이 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 도로에서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낮추는 학제개편안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재문 기자

돌봄 확충 등 사회적 인프라를 정비하지 않고 학제개편을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부작용이 작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0년 11월 범정부 온종일 돌봄 수요조사 결과 초등학교 재학생과 예비 취학아동의 보호자 104만9607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7만4559명(45.2%)이 돌봄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초등학교 저학년일수록 돌봄이 필요하다는 응답률이 높았고, 예비 신입생 학부모의 70.5%도 돌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반면, 실제로 돌봄교실을 이용한 학생 수는 25만6213명(24.4%)에 그쳤다. 돌봄 수요는 많지만 부족한 인프라가 이를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학생 수가 많은 초등학교는 추첨을 통해 돌봄교실 이용자를 뽑고 있다. 자녀가 이용자로 선정되지 못한 학부모들은 조부모나 도우미 등에게 아이를 맡기거나 퇴근할 때까지 아이를 계속 학원에 보내는 이른바 ‘학원 뺑뺑이’를 시키는 실정이다. 초등학교 입학 연령이 한 살 낮아지면 초등 저학년을 중심으로 돌봄교실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이를 해소할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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