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1300억 규모 완주 물류센터
땅 분양가 협상 실패… 사실상 무산
비료 제조업체·전기차 부품업체
최근 새만금 산단 입주 계약 해지
전북지역 산업단지에 투자를 계획했던 기업들이 최근 잇따라 이를 철회하면서 기업 유치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려는 민선 8기 자치단체가 난관에 봉착하고 일자리 창출에 대한 지역민의 기대감도 반감되고 있다.
2일 전북도와 시군에 따르면 국내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중 하나이자 뉴욕증시에 상장해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으로 관심을 끈 쿠팡이 완주에 건립하려던 물류센터가 분양가 협상에 실패해 사실상 무산됐다. 쿠팡은 최근 완주군과 물류센터 건립 부지 분양가를 놓고 협상을 벌였으나, 가격 차를 좁히지 못해 결국 합의에 실패해 투자 철회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3월 1300억원 규모의 물류센터를 건립하기 위해 전북도, 완주군과 투자협약(MOU)을 체결한 지 1년5개월 만이다.
당초 쿠팡은 근래 들어 큰 폭 증가하고 있는 물류·배송 수요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사통팔달 교통망을 갖춰 물류 적지로 꼽히는 완주 테크노밸리 제2산단 부지에 1300억원을 투자해 2024년까지 10만㎡ 규모의 첨단 물류센터를 건립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지난 4월부터 완주군이 참여한 특수목적법인(SPC) 완주테크노밸리와 토지 분양가 변동분을 놓고 협상을 벌여왔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투자협약 체결 당시 합의한 토지 분양가가 3.3㎡당 64만5000원이었으나, 실제 분양공고 가격은 83만5000원으로 30%가량 올랐기 때문이다. 완주군은 그동안 토지 조성 공사비가 상승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쿠팡은 추가 비용에 대한 부담을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완주군 측은 “쿠팡뿐 아니라 다른 기업들과 투자 문제를 다각적으로 강구하는 등 후속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업 유치를 핵심 과제로 내건 전북도는 투자에 악재가 될 것을 우려하며 감사관실을 통해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새만금 지역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던 기업들도 잇따라 투자 계획을 철회하고 있다. 새만금청에 따르면 친환경 비료 제조기업인 A사는 최근 새만금 국가산단 입주 계약에 대한 해지를 통보했다. 업체는 산단 2공구 3만1412㎡에 250억원을 들여 수출 등을 위해 친환경 비료 생산 공장을 짓고 150명을 고용할 계획이었다. 전기차 전장부품 제조기업인 B사도 이곳에 150억원 규모의 공장을 건립하기 위해 투자협약 했으나, 지난달 이를 철회했다.
이처럼 기업이 새만금 투자협약을 체결 뒤 이를 철회한 사업은 2019년 이후 현재까지 총 10건으로 전체(41건)의 25%가량 된다. 협약기업 39개사 중 현재 공장을 가동 중인 곳은 16개사에 그친다. 업계는 코로나19 장기화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 이 같은 추세가 당분간 이어져 기업들의 추가 투자협약 철회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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