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빙하 7곳 열정적 탐구… 생명 짧아진 빙하를 마주하다

입력 : 2022-07-30 01:00:00 수정 : 2022-07-29 20:13:13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빙하여 안녕/제마 워덤/ 박아람 옮김/문학수첩/ 1만4000원

 

지구 온난화를 얘기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 것이 ‘빙하’다. 지구 지표면의 10%를 이루고, 지구 담수의 70%를 품고 있는 곳이지만, 이 빙하를 실제로 마주한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 TV 화면을 통해 북극곰이나 남극 펭귄과 함께 만난다. 많은 사람에게 빙하는 단조로운, 그저 ‘얼음덩어리’일 뿐이다.

세계적인 빙하학자인 제마 워덤은 신간 ‘빙하여 안녕’을 통해 스위스 알프스 산맥, 스발바르 제도, 그린란드, 남극대륙, 파타고니아, 인도 히말라야, 코르디예라 블랑카 등 세계 빙하 7곳을 소개한다. 저자의 초점은 ‘거리 좁히기’. 그저 ‘얼음 덩어리’나 ‘황무지’로 인식되는 빙하 이미지를 친근한 자연으로 만드는 것이다.

제마 워덤/ 박아람 옮김/문학수첩/ 1만4000원

빙하는 형성 과정과 움직임 등에서 저마다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얼음 결정의 변형에 따라 1년에 2∼3m 굼벵이처럼 이동하기도 하지만, 얼음의 미끄러짐이나 빙하 아래 퇴적물 변형에 따라 마치 쟁반 위 얼음처럼 미끄러지듯 빠르게 움직이기도 한다. 또 ‘글레이셔 블루(Glacier Blue)’라는 색상에서 알 수 있든 빙하라고 하면 푸른색을 많이 떠올리지만 생성 과정에 따라 색상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깊은 곳에서 엄청난 압력을 받다가 빙하 가장자리로 밀려 나온 빙하 얼음은 푸른색을 띠고, 공기가 많이 들어 있는 빙하 얼음은 밝은 흰색을 띤다. 암석 기반의 퇴적물이 들어간 빙하빙은 빙하로 분류하기 어려울 만큼 지저분한 갈색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맛있는 음식을 표현하는 ‘겉바속촉(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에 해당하는 빙하도 있다. 표피는 차가운 얼음이지만 가운데 얼음 핵은 0도 정도로 따뜻한 북극권의 ‘다온성 빙하’가 그렇다.

저자는 빙하 탐구를 위해 10kg이 넘는 배낭을 메고 탐사지까지 질척한 모래밭과 얼음 절벽을 수십 킬로미터 이동하는 험난한 여정을 소개한다. 북극에서 불과 몇 ㎝ 앞에서 곰을 마주한 것도 빠질 수 없는 경험이다.

넘치는 애정으로 빙하를 탐구한 결과, 저자는 현재 지구 온난화 정책에 우려를 표한다. 빙하가 인근 모든 생태계에 영양을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빙하 감소는 결국 인간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모든 국가가 ‘파리 협정’을 통해 지구 평균 온도를 산업화 이전 시대와 비교해 섭씨 2도 이상 올리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는 빙상이나 영구 동토층이 녹을 때 메탄이 야기하는 추가적인 온난화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오피니언

포토

아이유 '눈부신 미모'
  • 아이유 '눈부신 미모'
  • 수지 '매력적인 눈빛'
  • 아일릿 원희 '반가운 손인사'
  • 미야오 엘라 '시크한 손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