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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에이즈 원인균 ‘HIV’ 네번째 완치자 나와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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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7-28 17:18:25 수정 : 2022-07-31 17:2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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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이상 병마와 싸운 66세 남성, 최근 백혈병으로 골수 이식
골수 제공자, 선천적으로 HIV 체내 침입 막는 단백질 변이 보유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게티이미지뱅크

 

미국에서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을 일으키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네 번째  완치자가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66세 남성으로, 지난 1988년 HIV 확진 판정을 받아 30년 이상 병마와 싸워왔다. 특히 이 남성은 최근 백혈병으로 골수 이식 수술을 받았는데, 골수 제공자가 선천적으로 HIV에 저항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현지시간) 영국 BBC의 보도에 따르면 남성을 치료해 온 캘리포니아 두아르테 시티오브호프 암센터 의료진은 최근 이 남성의 HIV 치료제 투약을 중단했다.

 

의료진은 이 남성에게 이제 HIV 보균자가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남성의 가족은 전했다.

 

HIV는 인체면역시스템을 손상시키는 바이러스로, 에이즈의 병원균으로 악명이 높다. 감염 시 인체가 각종 질병과 싸우는 데 곤란을 겪게 된다.

 

남성은 언론 보도자료를 통해 “1988년 처음 HIV 확진 판정을 받았을 때는 사형 선고를 받은 것 같았다”며 “낫는 날이 올 줄을 꿈에도 생각 못했다”고 현재 심경을 전했다.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테스트. 게티이미지뱅크

 

특히 이번 회복 사례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이 남성이 HIV가 아니라 3년 전 발견된 백혈병 치료 중 HIV가 완치됐다는 점이다.

 

의료진은 백혈병에 걸린 남성의 혈액세포를 건강한 세포로 대체하기 위해 골수이식 수술을 실시했는데, 우연히도 골수 제공자가 HIV 저항성을 갖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HIV는 백혈구 표면 단백질인 ‘CCR5’를 통해 체내 백혈구에 침투하는데, 이번 골수 제공자처럼 일부 소수의 사람들은 CCR5의 변이형을 보유하고 있어 HIV 침입을 막을 수 있다.

 

남성은 골수이식을 받은 뒤 의료진의 집중 감시를 받았는데, 체내 HIV 수치가 점차 감소했다고 한다. 그리고 17개월여간 HIV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시티오브호프 감염병 전문가인 자나 딕터 박사는 “환자분의 HIV가 차도를 보이고 있으며, 30년 넘게 받아온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더 이상 받을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알리게 돼 매우 기쁘다”라고 말했다.

 

HIV와 에이즈는 오랜 기간 불치병으로 알려져 왔지만, 지난 2011년 최초의 HIV 완치자가 나오면서 극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초의 HIV 완치자는 미국의 성소수자이자 번역가 티모시 레이 브라운으로, 독일 유학 중 HIV에 감염됐다. 브라운 역시 백혈병에 걸려 골수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은 뒤 회복된 사례다. 다만 백혈병으로 HIV를 이겨낸 그는 결국 2020년 9월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브라운 이후로 두 명의 HIV 완치자가 더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아직 골수 이식을 통해 HIV를 치료하는 방식은 일반화되지 않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현재 전 세계에는 약 3800만명의 HIV 보균자가 있다.

 

딕터 박사는 “골수 이식은 잠재적으로 가볍지 않은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는 복잡한 과정”이라며 “따라서 HIV 환자 대다수에게 적용하기에 적합한 옵션이라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유전자 치료를 잠재적 치료법으로 사용해 CCR5 출입구를 표적화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해당 사례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에이즈 2022 회의’에서 보고됐다.

 

국제 에이즈 학회 회장 당선자인 샤론 르윈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치료법은 HIV 연구의 성배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전에도 많은 개별 치료 사례가 있었다”며 “HIV에 감염된 사람들에게 지속적인 희망을 주고 과학계에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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