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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프리즘] 우리 기술로 만든 첫 달탐사선, 다누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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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7-27 23:00:06 수정 : 2022-07-27 23: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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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독자 개발 다누리호 8월 발사
성공 발사 땐 넉달 후 달 궤도 진입
美·中 50∼60년 전부터 ‘스타워즈’
늦었지만 우주산업 발군의 힘 기대

아폴로 11호는 1969년 6월20일 지구를 출발한 지 3일 만에 달 궤도에 진입했다. 착륙을 시작하기 전 휴스턴의 우주본부에서는 우주인들에게 달과 토끼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오래된 중국 전설에 의하면 달에는 ‘창어’(嫦娥)라는 미녀가 4000년 동안 살고 있는데, 그녀는 남편에게서 영원히 죽지 않는 약을 훔친 죄로 달에 귀양을 갔으며, 친구인 커다란 토끼 한 마리는 항상 계수나무 아래에서 뒷발을 버티고 서 있다고 하니 달에 내리면 한 번 찾아보라.” 아폴로 11호의 세 우주인 중 달에 내리지 않고 사령선에 계속 남아 있을 콜린스가 “좋아요! 눈여겨 찾아보겠다!”고 대답했다.

우리 기술로 만든 최초의 달탐사선 다누리호의 외형 모습.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미 항공우주국(나사)에서 창어라는 이름의 미녀가 달에 산다는 중국 설화를 어떻게 찾아냈는지는 알 수는 없다. 이때 중국은 아직 첫 위성도 발사하기 전이었다. 아폴로 11호의 달 탐사 후 1972년 러시아는 무인 달착륙선 루나 20호를 달에 착륙시킨 뒤 달의 토양을 채취하여 지구로 가져왔다. 그로부터 41년 만인 2013년 중국은 달에 무인 우주선 창어 3호를 착륙시켰고 작은 달 탐사 차량(위투·옥토끼)으로 달을 돌아다니며 탐사활동을 하였다. 그리고 2018년 창어 4호를 달 뒷면에 세계 최초로 착륙시켰으며, 2019년에는 무인 달착륙선 창어 5호를 달에 착륙시킨 후 달 흙을 채취하여 2020년 12월 지구로 가지고 오는 데 성공하여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미국이나 러시아보다 수십년 늦게 시작하였지만, 최근 달 탐사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채연석 전 항공우주연구원장

우리나라 국산 승용차의 개발 역사를 보면 1975년 12월 포니1 양산이 시작되었고 1982년 포니2가 나올 때까지 30만대를 생산하여 그중 일부는 해외에 수출도 하였다. 포니1은 일본 미쓰비시 1238cc 새턴 엔진과 4단 수동변속기를 사용하였으니 100% 국산도 아니었다. 그러나 후발주자로 시작한 자동차 산업이 지금은 한국을 먹여 살리는 중요한 기간산업으로 발전하였고, 전기자동차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가진 나라가 되었다. 이처럼 외국보다 많이 뒤진 분야라고 도전조차 하지 않으면 그 분야의 발전은 시간이 지나도 기대할 수 없다. 항공우주 분야에 대한 도전이 바로 그렇다. 6월21일 우주발사체 누리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하였을 때 ‘선진국은 50∼60년 전에 개발한 우주발사체인데 지금 우리가 개발했다고 뭐 대단하냐’는 일부 여론도 있었다. 최근 우리나라는 초음속 전투기 KF-21 초도비행에 성공하였다. 누리호나 KF-21의 개발 모두 선진국보다 많이 늦었지만 항공우주 분야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국민의 많은 격려와 성원이 필요한 이유는, 이 분야는 국력 강화에 필수적이고 청소년들이 과학기술자에 대한 꿈을 갖게 하며 후손들이 미래에 일할 새로운 분야에 대한 준비이자 도전이기 때문이다.

달탐사선 다누리호의 예상되는 비행 경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달탐사선 다누리호에 실리는 각종 장비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오는 8월3일 많이 늦었지만, 우리나라도 달에 탐사선 다누리호(KPLO: 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를 보낸다. 무게 678㎏의 다누리호 발사는 누리호를 이용하지 않고 미국 우주발사체 팰컨9을 이용한다. 누리호가 개발되었다고 달로 탐사선을 바로 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탐사선을 어떤 방법으로, 어떤 항로를 따라 달로 보내는지 배워야 한다.

 

다누리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되면 12월 말쯤 100㎞ 높이 달 궤도에 진입한 후 각종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다누리호에는 해상도 2.5m의 고해상도 카메라(항우연)와 달의 티탐늄 분포 지도를 작성할 광시야편광 카메라(천문연), 달의 자기장을 측정할 자기장측정기(경희대), 달 표면의 자원 탐사를 위한 감마선분광기(지질자원연), 지구와 달 궤도선 간의 인터넷을 시험할 통신장비(전자통신연), 해상도 1.7m급 달의 영구음영 지역을 정밀 관측할 섀도캠(나사)의 장비를 이용해 1년간 달을 관측하고 통신을 시험한다. 이를 위해 여주에 직경 35m짜리 대형 심우주지상안테나도 건설하였다. 이는 우주선 본체 개발 기술과 항법 시스템을 검증하고 운영 기술을 배울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 성공적인 발사와 임무 수행을 기원한다.


채연석 전 항공우주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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