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의사 등 전문가 “로션이 피부건조·장벽손상”
“화장품 사용 전 피부과 의사에게 먼저 확인해야”

최근 ‘칼라민 로션’이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 이용자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가운데 피부과 의사 등 전문가들은 과도한 양의 칼라민 로션을 사용하면 오히려 피부에 해로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칼라민 로션에는 산화아연, 산화철, 페놀이 함유돼있는데, 과도한 양을 사용할 경우 피부를 건조하게 하고 피부 장벽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에 따르면 전 세계 수많은 틱톡 이용자들 사이에 본격적인 화장 전에 프라이머 용도로 칼라민 로션을 바르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
프라이머는 화장 전 단계에서 밀착력을 높여주기 위한 기초화장을 말한다.
이들은 “칼라민 로션이 지성 피부를 보송보송하게 하고 여드름 흉터 치료와 화장 지속에 도움을 준다”고 주장하고 있다.
틱톡에서는 ‘#칼라민프라이머(#calamineprimer)’라는 해시태그가 약 350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칼라민 로션은 의약외품으로 의사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다.
사람들은 과도한 양의 칼라민 로션을 스펀지나 화장용 브러시 등의 도구, 맨손으로 문지른다. 그리고 그 위에 파운데이션이나 다른 화장품을 바른다.
하지만 피부과 전문의와 메이크업 전문가들은 이 같은 유행을 따르다간 피부 상태가 악화되고 장기적인 손상을 입을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 샌디에이고의 피부과 의사 아자데 시라즈는 “칼라민 로션 유행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칼라민 로션은 피부를 건조하게 하고 피부 장벽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셜미디어(SNS)에서 ‘스킨바이데라즈’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잘못된 뷰티 유행을 폭로하며 트렌드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그는 틱톡 이용자들에게 칼라민 로션을 프라이머로 사용하기 전에 성분을 먼저 고려할 것을 권했다. 과도한 사용은 심각한 자극과 흉터의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칼라민 로션에는 산화아연, 산화철, 페놀이 함유돼있다.
일반적으로 산화아연은 과다한 기름을 흡수해 수두, 원숭이두창 등에 의한 피부 상처치료에 권장된다. 벌레에 물린 상처나 여드름, 발진 등을 진정시키는 데에도 사용된다. 또 산화철은 가려움증을 완화하고, 페놀은 각질 제거에 효과가 좋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 성분들의 건조 효과들이 더해진 칼라민 로션은 피부 장벽을 손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메이크업 전문가 코트니 해밋도 “제품의 건조한 특성은 피부에 미세한 주름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모두 “피부 타입에 맞는 화장품을 찾기 위해 항상 피부과 의사에게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칼라민 로션은 프라이머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영국에서 칼라민 로션은 한 병에 2파운드(약 3100원)도 되지 않는다.
실제 영국에서는 최근 몇 달 동안 칼라민 로션이 품귀 현상을 겪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SNS에는 미국 월마트에서도 칼라민 로션이 품절됐다며 이를 구하기 쉽지 않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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