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이의 몸을 거치지 않은 루왁 커피(Kopi Luwak)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계명대에 따르면 정용진 식품가공학 전공 교수(58)와 졸업생들이 사향고양이(Viverridae)의 생체 환경과 유사한 소화·발효 조건을 과학적으로 규명해 루왁 커피의 향과 맛을 재현해내는 데 성공했다.
루왁 커피는 인도네시아에서 서식하는 사향고양이의 배설물에서 솎아낸 커피 원두를 이용해 제조한다.
원두가 사향고양이의 소화기관을 통과하면 분해 효소가 작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아미노산 덕분에 루왁 커피는 특유의 신맛과 단맛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는 것으로 평가된다.
정 교수는 루왁 커피의 이러한 공정 원리에 착안, 고양이의 배설물 및 복잡한 원두 추출 과정 없이 유사한 맛의 커피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정 교수의 이번 연구에는 제자이자 발효 전문기업 KMF의 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강혜미(26)씨와 관광경영학을 전공한 뒤 브랜드 커피점을 운영하는 최병석(34)씨 등이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수년 전 국내의 한 커피 프랜차이즈 회사에서 발효 커피 개발을 요청받았던 정 교수가 커피 전문가이자 동문인 최씨를 만나게 되면서 성사됐다.
정 교수는 “커피는 전 세계적인 기호식품이자 다양한 신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대표적 비건(채식주의) 제품으로, 루왁 발효 원두를 최고급 제품으로 국내외에 널리 보급하고자 한다”며 “우선은 국내외 전시회 출품으로 인정받고, 추후 글로벌 유통을 할 수 있는 품질을 통해 가격 경쟁력이 있는 전문 브랜드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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