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 에볼라·마르부르크․코로나19 검사서 모두 ‘음성’ 판정
WHO “최근 10년간 인수공통 감염병 발병 빈도 63% 급증”

아프리카 동부 탄자니아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출혈병이 발생해 13명이 감염되고 3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질환은 심하면 사망에 이를 정도로 코피가 나는 질환으로, 이에 대해 정부가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탄자니아 남동부 린디 지역에서 코피·발열·두통·피로감 등이 발현하는 질환이 확산 중이다.
탄자니아 정부 최고의료책임자(CMO) 아이펠로 시찰위는 “의료전문가단을 (질환 출현지인) 린디 남동부에 파견했다”고 설명했다.
시찰위는 이 질환에 감염된 사람들에게서 코피·발열·두통·피로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감염자들은 에볼라와 마르부르크 등 두 가지 출혈성 바이러스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에볼라와 마르부르크, 라사열, 크리미안·콩고 출혈열 4종 바이러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우선순위 병원균’에 등록된 바이러스다.
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질환은 바이러스성 출혈열과 비슷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러스성 출혈열은 주로 동물에서 사람한테 전파되는 여러 종류의 리보핵산(RNA)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대표적으로 에볼라 바이러스가 있다.
바이러스성 출혈열의 증상도 발열, 피로, 근육통, 두통, 구토 및 설사 등이 있고 중증 감염에서는 코피, 각혈, 토혈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탄자니아는 공식적으로 에볼라나 마르부르크 바이러스 감염 사례를 기록한 바 없다.
사미아 술루후 하산 탄자니아 대통령은 이번 미확인 출별형 발생 원인으로 “린디 남동부에서 미개발 지역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인간과 동물 간 상호작용이 더 빈번해진 데 대한 결과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분석은 ‘동물에서 사람으로 전염되는 질병의 빈도가 최근 10년간 63% 급증했다’는 WHO의 전날(14일) 발표 내용과 일치한다.
맷시디소 모에티 WHO 아프리카 지역사무국 대표는 “동물에서 시작돼 인간에게 옮겨지는 인수공통 감염병이 수세기 동안 발생했지만, 아프리카에서는 열악한 운송 인프라로 인해 대량 감염 및 사망 위험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면서 “하지만 아프리카의 교통수단이 발전하면서 인수공통 감염병이 도심 지역으로 전파되는 위험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인수공통 감염병이 광범위한 감염을 일으키고 아프리카가 신종 전염병의 근원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금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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