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금리·물가·환율 3고 속 본격 '역머니무브' [한강로 경제브리핑]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22-07-13 07:00:00 수정 : 2022-07-12 20:44:4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금리 상승기에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주식 등 위험자산을 회피해 예·적금 등 안전자산으로 눈을 돌리는 ‘역(逆) 머니무브’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가속화하면서  5월 시중에 풀린 돈이 반년 만에 가장 크게 불어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13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고, 한국은행의 사상 첫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이 예상되는 등 금리·물가·환율의 ‘쓰리고’ 상황이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

 

◆5월 시중 통화량 역대 최대… 외국인도 주식→채권 눈 돌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22년 5월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지난 5월 시중 통화량(계절조정·평균잔액)은 광의통화(M2) 기준 3696조9000억원으로, 4월보다 29조8000억원(0.8%) 늘어났다. 월간 기준 증가 폭은 지난해 11월(45조6000억원) 이후 6개월 만에 최대다.

 

M2 기준 통화량은 지난 3월 전월보다 0.1% 줄어들면서 3년6개월 만에 감소했다가 4월부터 다시 증가 전환해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5월 시중 통화량은 1년 전과 비교하면 9.3% 많은 상태다. 전월의 증가율(9.4%)보다는 소폭 둔화했다.

 

M2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등 협의통화(M1)에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머니마켓펀드(MMF), 수익증권 등 금융상품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통화량이다.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성 자금을 의미하며, 시중 통화량을 나타내는 대표 지표다.

 

금융상품별로 보면 2년 미만 정기 예·적금이 21조원, 요구불예금이 7조4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MMF는 8조1000억원 감소했다. 기준금리 인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만기가 짧은 예·적금이나 요구불예금 등으로 자금이 옮겨갔다는 의미다. 

사진=연합뉴스

경제주체별로는 정기 예·적금을 중심으로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12조1000억원, 기업이 13조7000억원 전월 대비 통화량이 늘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금리가 오른 데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 때문에, 기업은 금융지원과 운전자금 관련 대출 증가로 정기 예·적금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소상공인 손실 보상 관련 집행 자금 등이 지방자치단체에 유입된 영향으로 기타부문에서도 정기 예·적금을 중심으로 7조9000억원 늘었다.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이 포함된 협의통화(M1) 평균잔액은 1373조9000억원으로, 한 달 새 0.5% 증가했다. M1은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해 주식 거래나 부동산 자금 등 높은 수익률을 따라 움직이기 쉬운 자금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과 경기침체 우려가 나오면서 외국인 투자 자금도 위험자산인 주식에서 ‘안전자산’ 격인 채권으로 ‘머니무브’가 계속됐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6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자금은 30억1000만달러 빠져 나가면서 5개월 연속 순유출됐다. 6월 말 원·달러 환율(1298.4원)을 기준으로 보면 약 3조9081억원이다. 5월(12억9000만달러)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순유출 폭이 확대된 셈이다.

 

외국인 채권 투자자금은 민간자금을 중심으로 22억3000만달러 순유입됐다. 채권 투자자금 순유입은 18개월째 이어져 역대 최장 기록을 세웠다. 주식 투자자금의 순유출 폭이 확대되고, 채권 투자자금의 순유입 폭이 5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6월 전체 외국인 증권 투자자금은 1개월 만에 순유출(7억8000만달러)로 전환했다.

 

우리나라 국채(외국환평형기금채 5년물 기준)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월평균 48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포인트)로, 지난 5월보다 4bp 더 높아졌다. 이는 2018년 4월(49bp) 이후 4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일종의 보험 성격의 금융파생상품으로, CDP 프리미엄이 높을수록 해당 국가의 경제 위험이 크다는 의미다.

 

◆원·달러 환율 13년 만에 최고

 

12일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16원대를 넘어서며 13년2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종가기준으로도 1310원을 돌파해 2009년 7월13일(1315원) 이후 13년 만에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경기침체 우려와 유로화 약세,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중국의 재봉쇄 조치 가능성 등이 복합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135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주장이 나온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8.2원 오른 달러당 1312.1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종가보다 7.1원 오른 1311.0원에 개장한 환율은 이날 오전 9시52분쯤 1311원대로 올라서며 지난 6일 기록한 장중 연고점(1311.0원)을 4거래일 만에 갈아치웠다. 환율은 이후 지속해서 상단을 높이며 장중 1316.4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30일 기록한 장중 고점인 1325.0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사진=연합뉴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 지표는 이날 108선에서 움직이면서 2002년 10월 이후 19년9개월 만에 처음으로 108선을 넘어섰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통화에서 “중국발 리스크는 ‘코로나 제로’ 정책을 고수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이 결정되는 올해 10월 전당대회 때까지는 꾸준하게 제기될 것으로 본다”며 “올해 3분기까지는 환율이 고점을 탐색하다가 4분기에 내려올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달러 환율 상단은 1350원까지 열어놔야 한다”고 내다봤다.  

 

정치권에서는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를 빨리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19 사태 와중인 지난 2020년 600억달러 한도로 체결됐던 한·미 통화스와프는 지난해 12월 말 종료됐다.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환율 방어를 위한 달러 매각으로 (외환보유고가) 줄어들고 있다. 한·미 통화스와프가 반드시 되어야 한다”며 “정부가 지금 (스와프) 일은 진행하고 있는 것 같지만 드러내놓고 하기가 어렵다. 비밀리에 꼭 성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은행권 가계대출 3개월 연속 증가

 

올해 상반기(1∼6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2015년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감소했다. 다만 6월 한 달간 대출은 전세자금 수요 등을 이유로 증가했다. 

 

금융위원회는 12일 이런 내용의 ‘2022년 6월중 가계대출 동향’을 발표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금융권 가계대출은 반기 기준으로 8000억원 감소했다. 가계대출이 2020년 상반기는 36조4000억원, 2021년 상반기는 63조5000억원 각각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 들어 처음으로 안정세를 보인 것이다. 월별로는 올해 4월 1조4000억원, 5월 1조7000억원, 6월 7000억원이 늘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긴 했지만, 증가폭 자체는 줄어드는 추세에 있다.

사진=뉴시스

대출항목별로 보면 지난달 전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은 전월 대비 증가폭이 확대됐지만 기타대출이 큰 폭으로 감소해 전체 가계대출 증가폭이 줄어들었다. 주담대는 은행과 상호금융권을 중심으로 2조8000억원이 늘어 전월(1조5000억원)보다 늘어났다. 금융위는 집단대출 실행이 확대되고, 전세 관련 자금수요가 지속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지난달 신용대출과 비주택 담보대출을 중심으로 2조1000억원 줄어 전월 일시 늘어났던 기타대출은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금융위는 금리 상승과 소상공인 손실보전금 지급 등의 영향으로 감소한 것으로 진단했다.

 

◆영화 관람에도 소득공제 검토

 

정부가 중산층 직장인의 문화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영화 관람에도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19년째 그대로인 직장인 식대 비과세 한도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오는 21일 세법 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문화비 소득공제 대상에 영화 관람료를 포함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문화비 소득공제는 연간 총급여액이 7000만원 이하인 근로소득자가 도서 구입비나 공연 관람료, 박물관·미술관 입장료, 신문 구독료 등 문화비로 사용한 금액에 대해 연간 100만원 한도로 30%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제도다. 만약 올해 이런 내용의 세법 개정이 이뤄진다면 내년부터 영화 관객들도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헬스클럽 등 체육시설 이용료는 시설이 다양하고, 분류 기준도 모호해 일단 소득공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근로소득자들의 식대 비과세 한도를 상향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식대 비과세 한도는 지난 2003년 법 개정 이후 19년째 동결된 상태로, 최근 물가 변동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식대 비과세 한도 상향은 정부 안이 아닌 의원 입법안의 형태로 국회 문턱을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여야 모두 이 사안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인 송언석 의원은 지난달 중순 근로자의 월 급여에 포함되는 식대의 비과세 한도를 현행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고,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역시 최근 “비과세 식대 한도를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올리고, 이를 올해 1월부터 소급 적용하는 ‘밥값 지원법’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이 경우 지원 대상자는 면세자를 제외하고 1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여자)이이들 미연 '순백의 여신'
  • 전소니 '따뜻한 미소'
  •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