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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제 사다리로 만든 비쩍 마른 피라미드를 보는 건 악몽이야.” 프랑스 소설가 모파상이 기행문 ‘방랑생활’에서 에펠탑에 관해 남긴 말이다. 모파상은 에펠탑 1층 레스토랑을 자주 찾았는데 에펠탑이 보이지 않는 유일한 장소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당시 유명 예술가들과 지식인들은 예술의 도시 파리의 미관을 해치는 “흉측한 철제 몰골”이라며 거세게 반대했다.

‘미운 오리 새끼’였던 에펠탑은 완공 수년 만에 ‘화려한 백조’로 변신했다. 프랑스는 나폴레옹 몰락 이후 쇠락의 길을 걸었는데 1889년 파리 세계박람회에서 전 세계에 산업기술력을 과시하고 싶었다.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300m 철제 탑이 25개월 만에 건립된 이유다. 박람회 기간 200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했고 1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구스타프 에펠이 건립한 에펠탑은 20년 후 철거될 예정이었지만 기상관측과 전기전파 연구, 군사통신 등에 유용하다는 이유로 간신히 살아남았다.

130여년이 흐른 지금 에펠탑은 부식논란이 벌어질 만큼 프랑스인의 사랑이 각별하다. 표면 중 10%만이 견고함을 유지하고 있을 뿐 나머지 6300여t의 철이 외부에 그대로 노출됐으며 884개의 결함이 발견됐다. “에펠탑이 심장마비에 걸릴지도 모른다”며 당장 폐쇄하고 전면 보수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당국은 관광 수익을 걱정해 페인트 덧칠만 20번째 하고 있다. 에펠탑은 연간 700만∼1300만명이 방문하며 경제적 가치가 무려 619조원에 달한다.

대한민국은 음악과 영화, 드라마 등 K-컬처에서 세계에서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지만 대표적인 랜드마크는 찾기 힘들다. 때마침 윤석열정부가 2030년 부산세계엑스포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윤 대통령은 대선 기간 엑스포 유치에 정권의 명운을 걸겠다고 했다. 얼마 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때에도 “만나는 정상마다 부산 얘기를 꼭 했다”고 한다. 내일 한덕수 총리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공동위원장을 맡는 유치위원회가 공식 출범한다. 단순히 유치에 그쳐서는 안 될 일이다. 해양도시인 부산에 대담하고도 비상한 건축물이나 조형물을 구상해보는 건 어떤가. 쇠퇴하는 지방경제가 부활하고 관광대국의 길이 열릴 수 있다.


주춘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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