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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겹살·황금란… 서민 밥상 위협하는 ‘프로틴플레이션’ [뉴스 투데이]

입력 : 2022-07-03 18:15:00 수정 : 2022-07-03 22:5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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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값 상승에 축산물 고공행진

우크라 사태로 대두·옥수수 등
전년대비 최대 39% 가격 올라
3분기 사료값 12.5% 상승 전망

삼겹살 한 근 1년새 2880원 ↑
달걀 한판 가격 50% 넘게 뛰어
‘가장 싼 단백질’ 두부마저 상승
유통업계 PB상품 등 대응 분주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계란 등 단백질을 공급하는 필수 식재료의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가운데 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이 축산물 코너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이재문 기자

서울에 사는 주부 A씨는 주말인 2일 장을 보기 위해 근처 대형마트로 향했다. 그는 4인 가족이 함께 먹을 국내산 삼겹살 두 근을 3만2160원에 샀다. 3만원을 넘는 가격에 조금 더 저렴한 수입 삼겹살을 살까 잠시 고민하기도 했지만 ‘쇠고기도 아니고, 아이랑 같이 먹을 건데’라는 생각에 지갑을 열었다. A씨가 산 삼겹살 한 팩은 100g당 2680원. 1년 전만 해도 2만8000원(100g당 2334원 기준)이면 동일한 양을 살 수 있었다. 그는 “불과 1년 전에는 2만원대면 온 가족이 먹을 양을 살 수 있었는데, 이젠 3만원을 넘으니 외식은 물론이고 집에서 고기 한번 먹기도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단백질(소, 닭, 돼지고기+콩+계란) 인플레이션’이 서민들의 밥상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단백질의 주 공급원인 육류 가격 급등은 ‘프로틴플레이션’(프로틴+인플레이션)이란 신조어까지 만들어낸 상황이다.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상황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전 세계 축산물 가격이 연일 고공행진하고 있다. 원부자재와 물류비, 인건비 등이 상승하고 있을 뿐 아니라 대두와 옥수수 등 곡물 가격 오름세로 인해 사료 가격이 연쇄 상승하면서 축산물 가격이 쉽게 잡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세계 곡물 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의 국제 곡물 가격은 t당 밀 332달러, 옥수수 293달러, 대두 599달러다. 전년 동일 대비 밀(239달러)은 39%, 옥수수(220달러)는 33%, 대두(483달러)는 24% 각각 가격이 올랐다.

주요 곡물의 수입 단가는 올해 3분기에 더 오를 전망이다. KREI 농업관측센터의 ‘국제곡물 7월호’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곡물 수입단가지수는 식용 184.8, 사료용 178.4로 각각 2분기보다 13.4%, 12.5%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이 지수는 주요 곡물 가격을 지수화한 것으로, 2015년 가격 수준을 100으로 놓고 비교한 것이다.

3일 서울의 한 재래시장의 곡물가게. 올해 3분기에는 주요 곡물의 수입 단가가 지금보다 더 오를 전망이다. 연합뉴스

생산비용이 증가한 수입·국산 육류의 가격은 빠르게 오르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 1일부터 올해 말까지 캐나다산 등 일부 수입 돼지고기에 대해 ‘할당관세 0%’를 적용하기로 했지만 아직 실제 체감 효과는 미비한 수준이다. 할당관세가 적용되는 캐나다·멕시코·브라질산 돼지고기의 비율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캐나다·멕시코·브라질산 돼지고기가 전체 수입량에서 차지한 비중은 9% 남짓이었다. 쇠고기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돼지고기의 경우 수입보다 국산을 선호하는 소비자 성향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주요 단백질 공급원인 닭과 계란, 두부 가격도 만만치가 않다. 국내 한 브랜드의 백숙용 토종닭(1050g) 가격은 1만3236원으로 지난해 1만314원보다 껑충 뛰었다. 계란은 생산비용에서 사료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70%로 매우 높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계란 산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계란협회 고시가격 기준 알당 가격이 평년 대비 50% 이상 뛰었다”고 말했다.

콩과 포장지 등 원재료 가격 상승 여파로 두부 가격도 올 초부터 오르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재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국산콩 두부두모’(300g, 2개) 제품은 지난해 대비 6% 오른 5280원에 판매되고 있다.

정부는 대형마트를 향해 물가 안정에 나서달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1일 이마트를 방문해 부가세 면세 조치 상황 등을 점검하면서 “대형마트가 지속적인 할인 행사를 통해 축산물 가격 안정에 기여해달라”고 당부했다.

대형마트들은 산지 다변화, 사전 비축, 직소싱 확대를 통한 축산물 물량 및 가격 안정화에 나서고 있다. 이마트는 환율이 지속해서 오르는 점을 감안해 평소 100t 규모의 재고량을 3배 늘린 300t 규모로 확대했다. 또 자체 미트센터 등을 통해 약 3∼4개월 판매 분량의 유럽산 냉동 돈육을 비축해 가격 변동을 최소화하고 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할당 관세가 적용된 캐나다산 냉장 삼겹·목심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롯데마트는 중간 유통업체를 거치지 않고 캐나다 산지와 직접 계약해 사전 물량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낮췄다.


장혜진·이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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