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성비 맞는다고 무조건 탈모 생기는 것은 아냐
산성비 아니더라도 비에 미세먼지·황사 섞여 오염
되도록 맞지 않는 게 좋아…맞았다면 빨리 씻어야

지난 23일부터 제주도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장마철에 들어갔다. 최근 우리나라의 장마는 예년처럼 길고 지루하게 비가 내리는 방식이 아닌 무더운 여름 날씨와 기습적인 소나기가 반복되는 형식으로 바뀌었다. 이 때문에 우산을 깜빡해 갑자기 내리는 비를 대책 없이 맞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나오는 속설이 ‘산성비를 맞으면 머리가 빠진다’는 것이다. 즉, 대기가 오염되면서 비가 내리면 산성 성분을 잔뜩 머금은 비가 내리기 때문에 맞으면 두피가 상하고 탈모가 온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 산성비를 맞으면 머리카락이 빠질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산성비는 수소이온 농도(pH)가 5.6 미만인 비를 말한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비의 평균 Ph는 4.9로 약산성에 해당된다. pH는 숫자가 낮을수록 산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산성비의 산성도는 pH 3의 ‘샴푸’, pH 1~2의 ‘온천수’보다도 오히려 낮다.
우리가 머리를 감거나 목욕을 할 때 샴푸나 온천수가 몸에 닿아도 큰 문제가 없듯이 둘보다도 산성도가 오히려 약한 산성비는 맞아도 별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약 산성비를 맞아서 탈모에 걸린다면 매일 샴푸로 머리를 감거나 온천수로 목욕하는 사람들은 머리가 다 빠져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산성비의 산성도 문제를 떠나서 비를 맞아 머리가 젖은 채로 오래 있는다면 두피와 머리카락에 안 좋은 균이 많이 번식하고, 두피에 염증이 발생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또한 미세먼지와 황사 등 대기오염이 심각한 날도 비를 덜 맞는 것이 좋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미세먼지와 황사가 빗물에 섞여 오염된 비가 내리기 때문이다.
결국 산성비 여부가 아니더라도 요즘 내리는 비는 절대 안 맞는 것이 좋다. 혹여라도 비를 맞았다면 최대한 빨리 머리를 감고 두피에 묻은 빗물을 씻어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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