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감시기능 결여된 롯데홀딩스 이사회 바로잡기 위한 것” 강조
신동주 회장 본인 이사 선임·정관 변경 제안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의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한국 롯데그룹의 경영 악화로 인한 롯데홀딩스 기업가치 훼손에 대해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책임을 물었다.
24일 SDJ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신동주 회장은 오는 29일로 예정된 롯데홀딩스 정기 주총을 앞두고 본인의 이사 선임, 신동빈 이사 해임, 정관 변경 등의 안건이 담긴 주주제안서와 사전 질의서를 제출했다.
일본 롯데의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의 최대 주주는 광윤사(지분 28.1%)이며, 신동주 회장은 광윤사의 최대 주주이다. 롯데홀딩스는 또 호텔 롯데를 지배하고 있으며, 다시 호텔롯데는 롯데지주 지분을 일부와 더불어 롯데쇼핑, 롯데물산, 롯데알미늄 등 핵심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신동주 회장은 ‘㈜롯데홀딩스 정기 주총 주주 제안 및 사전 질문 제출 공지’를 통해 “롯데홀딩스 최대 주주인 광윤사 대표이자 주주로서 롯데홀딩스의 기업 지배구조 기능이 결여된 현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로잡기 위해 주주 제안 및 사전 질문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신동빈 회장이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롯데홀딩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부터 이어진 매출 감소 등이 더해져 작년에는 설립 이래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부진이 계속되고 있어 경영자로서 수완 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하기는 어렵다”며 “한국 자회사에서는 인력 감축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데 반해 신동빈 회장은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지 않고 자회사에서 배당 및 임원 보수 명목으로 거액의 보상을 받는 상황”이라고 질타했다.
앞서 신동빈 회장이 2019년 10월 국정농단·경영비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선고받아 롯데그룹의 브랜드 및 기업가치와 평판이 크게 훼손됐고, 더불어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경영 성과가 부진한 만큼 그 책임을 물어 이사직에서 해임해야 한다는 게 신동빈 회장의 제안한 골자다.
실제 한국 롯데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은 수년째 역성장이 지속돼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쇼핑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평가와 함께 코로나19 직격탄까지 맞으면서 매출 규모가 크게 축소된 상태다. 지난해 매출은 15조5812억원으로 1년 전보다 3.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156억원으로 같은 기간 37.7% 줄었다.
신세계·현대 등 경쟁업체가 승승장구한 가운데 롯데쇼핑만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백화점 사업은 매출 2조8880억원(+8.8%), 영업이익 3490억원(+6.4%)을 기록해 모두 늘었지만, 대형 마트와 롯데온 등에서 기록한 적자를 넘어서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많은 수의 계열사 임원을 겸직하면서 사내이사로 있으면서도 이들 회사의 실적을 개선하지 못한 채 연봉만 챙겼단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주주 이익 및 기업가치 훼손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연구소도 신동빈 회장의 겸직 숫자가 과도한 점,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점, 이사회 출석률이 낮은 점 등을 이유로 한국에서 그의 임원 선임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국민연금도 이 같은 이유로 임원 선임 반대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신동주 회장은 롯데홀딩스 경영진에 전달한 사전 질의서를 통해 이를 문제 삼았다. 신동주 회장은 동생 신동빈 회장의 책임 경영을 위해 롯데홀딩스에 사전 질의서를 제출했다면서 정기 주총에서 직접 답변할 것을 요청했다.
이 질의서에는 ▲시가총액 감소에 따른 기업가치 훼손에 대한 책임 ▲롯데쇼핑 실적 저조에 대한 책임 ▲그룹 회사에 대한 거버넌스 수행 ▲과도한 이사 겸임 ▲유죄 판결에 대한 책임 ▲고액 보수 및 반환하게 할 것 ▲일본 롯데그룹의 경영방침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대응 등 롯데그룹의 현 문제 상황을 짚는 문항이 담겼다고 SDJ 측은 전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신동주 회장의 주주 제안과 사전 질문과 관련해 “한국 롯데그룹의 경영 악화로 롯데홀딩스의 기업가치가 크게 훼손된 가운데 경영감시 기능이 결여된 롯데홀딩스 이사회를 바로잡기 위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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